[뉴스프리존=손상철기자]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제의 특사자격으로 방한(訪韓) 중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9일 문재인 대통령,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만남을 갖는다. 임 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의혹을 둘러싼 의문을 풀어줄 키맨으로 알려진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8일 전용기 편으로 방한해 정세균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UAE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의 측근 인사로 알려진 칼둔 청장은 9일 임 실장을 만나는 데 이어 문 대통령도 예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칼둔 청장의 이날 방문은 임 실장의 지난해 12월10일 UAE 특사 방문에 따른 답방형식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방한 목적을 함구하고 있어 의혹은 명쾌하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칼둔 청장은 이 자리에서 바라카 원전 준공 시점에 맞춰 문 대통령을 UAE로 정식 초청하고 싶다는 무함마드 왕세제의 뜻을 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에 따르면 칼둔 청장은 이날 임 실장, 문 대통령을 차례로 면담하고 양국관계의 지속적 강화를 위한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국정조사를 언급하며 공세 수위를 높여 가던 자유한국당이 고삐를 늦추며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것도 관심을 끈다. 의혹을 더 깊이 건드려 봐야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의 문제점이 드러날 가능성이 커진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김영수 국회대변인은 정 의장과의 예방과 관련, “지난 20년간 양국 관계가 확대 발전된 데 대해 서로 평가하고 앞으로 더 발전시켜 나가자고 한 것이 주된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무엇보다 임 실장의 지난 UAE 방문을 둘러싸고 정치권 안팎으로 제기돼온 각종 의혹들을 잠재울만한 언급이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칼둔 청장은 전날(8일) 오전 전용기 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했으며, 이날 오후 국회를 찾아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공개로 예방했다. 다만 칼둔 청장의 정치적 위상을 고려하면 그의 방한 목적을 추정해 볼 수는 있다. UAE 왕실이 가장 신뢰하는 인물로 묘사되는 그는 우리로 치면 국무총리를 맡고 있다. 외교소식통은 한·UAE 관계를 전반적으로 격상하려는 데 방한 목적이 있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칼둔 청장의 방한을 계기로 2009년 12월 맺었던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전면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칼둔 청장의 방한은 이명박 정부 당시 UAE 원전 수출과 관련해 반대급부로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각종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는데 이것이 문제가 됐기에 해결하러 왔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이 원전 수출 대가로 상호방위협정에 서명했고 문재인 정부가 일정 부분 변경을 시도하면서 한·UAE 간 갈등이 불거졌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선 UAE 관련 의혹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지난 20년 동안 한-UAE 양국관계를 지속적으로 확대·발전시켜온 점을 평가하며 앞으로의 발전에 대해서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