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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문재인 대통령, 南·北 평화에 대한 교황 지지 확인"..
정치

靑 "문재인 대통령, 南·北 평화에 대한 교황 지지 확인"

모태은 기자 mo5834@naver.com 입력 2021/10/29 23:26 수정 2021.10.30 18:18
문 대통령 “한반도 평화 모멘텀 될 것”…교황 “여러분은 같은 언어 쓰는 형제”
문 대통령, 교황 방북 재요청…"한반도 평화 모멘텀"…교황 “여러분은 같은 언어 쓰는 형제”
문 대통령 바티칸서 프란치스코 교황 단독 면담…프란치스코 교황 "초청장 보내주면 기꺼이 가겠다"

[서울 =뉴스프리존]모태은 기자= 바티칸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오전(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을 단독 면담하고 방북을 재차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교황궁에서 배석자 없이 진행된 면담에서 “교황님께서 기회가 되어 북한을 방문해 주신다면 한반도 평화의 모멘텀이 될 것이다. 한국인들이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교황청 방문 때에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방북을 제안한 바 있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초청장을 보내 주면 여러분들을 도와주기 위해, 평화를 위해 나는 기꺼이 가겠다”며 “여러분들은 같은 언어를 쓰는 형제이지 않느냐, 기꺼이 가겠다”고 화답했다.

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단독 면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교황의 지속적인 지지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은 코로나19, 기후변화 등 인류가 당면한 글로벌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문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 면담에 이어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과도 면담을 가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에 앞서 DMZ 철조망을 잘라 만든 평화의 십자가를 설명하고 있다. 교황청
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에 앞서 DMZ 철조망을 잘라 만든 평화의 십자가를 설명하고 있다. 교황청

문 대통령과 교황의 '파안대소'..방북 요청에 "초청 오면 평화 위해 기꺼이"
교황 "한국인들 늘 내 마음 속에 담고 다닌다"..교황청 "대북 인도지원 준비돼 있다"
문 대통령 "방북은 평화의 모멘텀 될 것..꼭 한반도에서 뵙기 바란다"

[정현숙 기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로마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덕담을 나누면서 단독면담을 가졌다.

이날 단독면담에서 문 대통령을 3년 만에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의 북한 방문 의사를 거듭 확인할 수 있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회가 되어 북한을 방문해 주신다면, 한반도 평화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한국인들이 큰 기대를 갖고 있다. 다음에 꼭 한반도에서 뵙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교황에게 인사말을 건넸다.

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과 악수하면서 크게 웃고 있는 가운데 김정숙 여사도  웃음을 터뜨렸다. 교황청 제공
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과 악수하면서 크게 웃고 있는 가운데 김정숙 여사도 웃음을 터뜨렸다. 교황청 제공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북한이) 초청장을 보내주면 여러분들을 도와주기 위해, 평화를 위해 나는 기꺼이 가겠다. 여러분들은 같은 언어를 쓰는 형제이지 않느냐”라고 답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3년전인 2018년 10월 교황청을 방문했을 때도 교황에게 방북을 요청했고, 교황은 “초대가 오면 가겠다”는 취지로 답한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등의 제반여건으로 교황의 방북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성사되지 못했다. 실제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북을 만류하는 교황청 내 인사들을 직접 설득했을 만큼 방북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바티칸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교황청을 지키는 스위스 근위대가 도열한 가운데 교황청 의장단의 영접을 받았다. 오전 10시15분부터 12시17분까지 프란치스코 교황 단독 면담과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 면담을 진행하고 한-교황청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이번 교황청 방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종일관 유머스러운 멘트에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청와대 수행원들이 '파안대소' 했다는 뒷이야기가 전해졌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3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어 기쁘다'고 말하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매우 친근한 화법으로 '언제든지 다시 오십시오(ritorna)'라고 말했다"라고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영어의 '리턴'(return)에 해당하는 '리토르나'(ritorna)는 "매우 친근한 사이에서 쓰는 표현"이라며 "굉장히 좋은 의미로 이례적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교황이 굉장히 유머가 있으셨다"라며 "문 대통령이 최상영 제2부속비서관 세례명이 교황과 같은 '프란치스코'라고 소개하자 교황이 막 웃으면서 '그러면 프란치스코 주니어' 이런 말씀도 하시고 해서 매 순간에 저희를 '파안대소'할 수 있는 멘트를 교황이 하셨다"라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문 대통령의 휴전선 폐철조망을 수거해 만든 십자가인 '평화의 십자가'와 그 제작과정을 담은 이동식디스크(USB) 선물에 상당한 만족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철조망 십자가를 교황에게 선물하며 “한국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군사분계선이 250㎞에 달한다. 그 철조망을 수거해서 십자가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서에도 창을 녹여서 '보습(농기구)'을 만든다는 말이 있는데 이에 더해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문 대통령에게 교황청 공방에서 제작한 기념패, 코로나로 텅 빈 성 베드로 광장에서 기도한 사진과 기도문이 담긴 책자를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천주교회가 민주화에 큰 공헌을 했고 코로나19 방역에 적극 협조했다"라고 말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나는 한국인들을 늘 내 마음속에 담고 다닌다. 한국인들에 특별한 인사를 전해 달라"고 답했다.

29일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이번 면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교황의 지속적인 지지를 확인했다”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이 유럽 순방 첫 일정으로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한 것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불씨’를 지피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북한 방문이 문 대통령의 임기말 남북 대화의 돌파구를 마련할 시금석으로 작용 할수 있다는 생각에서 내놓은 제안이라는 관측이다.

아울러 로마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등으로 인해 전세계의 눈과 귀가 교황청에 쏠려있는 것도 주요 대목이다. 이날 CNN 등 미국 언론은 “카톨릭 신자인 문 대통령이 교황을 방문한데 이어 두번째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교황을 만나 기후위기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을 단독 면담한 뒤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과 면담을 갖고 한-교황청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파롤린 국무원장은 "교황청은 북한 주민의 어려움에 대해 언제든 인도적 지원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30일 로마에서 열리는 G20 정상 회의에 참석한다. 문 대통령은 국제 경제·보건 세션에 참석해 주요국 정상들과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백신 공유 문제 등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한국이 '글로벌 백신 허브'로 국제 사회 백신 보급을 위한 전진 기지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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