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100일이 넘는 농성 끝에 일터로 돌아가는 연세대 청소·경비 노동자가 학생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연대 캠퍼스에 붙은 대자보를 찍은 사진이 올라왔다. 연대 청소·경비 노동자들이 학생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였다.
청소·경비 노동자들은 "지난 겨울은 황당하고 추웠습니다. 어이없게도 삶의 터전이 아닌 투쟁의 현장에서 계절이 바뀌었습니다. 학교의 구조조정을 묵묵히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모든 것이 낯설고 어떤 식으로 해쳐 나가야할지 몰랐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막막한 우리 청소·경비 노동자들에게 학생들의 연대와 지지는 어두운 동굴 속 등불과 같았고 사막의 오아시스였습니다. 지쳐갈 때쯤 문화재를 열어주고 웃음과 감동을 주었습니다"라며 "공부만 하고 주위를 챙길 줄 모른다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나 명문은 학생들이 만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라고 썼다.
청소·경비 노동자들은 "인생을 더 살았지만 우리 학생들로 인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우리 삶의 터전이기도 하지만 학생들의 교육 공간, 그리고 학생들의 행사에 항상 함께 하겠습니다"라며 다시 한번 감사인사를 전했다.
연대 국제캠퍼스 기숙사에서 청소와 경비 일을 해온 23명은 지난해 11월 27일 용역업체 세안텍스로부터 노동 시간을 줄이고 월급을 삭감하는 재계약안을 받았다. 이를 거부한 23명은 지난해 12월부터 연대 신촌캠퍼스에서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천막농성을 해왔다. 연대 학생들은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청소·경비 노동자들과 긴 싸움을 함께 했다.
세안텍스와 국제캠퍼스 기숙사 노동자들은 지난달 30일 교섭을 갖고 천막농성 중이던 노동자들의 순차적 복직에 합의했다. 양 측이 지난 1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를 방문해 화해서를 작성하면서 이번 결정은 공적 집행력을 가지게 됐다.
이번 타결로 23명 중 중도 이탈자 3명을 제외한 인원이 순차적으로 재입사 하게 되며 이탈자 3명에게는 위로금이 지급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