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김재현 기자] 9일 MBC ‘PD수첩’에서는 스텔라 데이지호 생존자의 구조 당시 영상 단독 입수해 그들의 증언, ‘V자 쪼개짐’을 토대로 침몰 원인에 한발 한발 다가가 본다.
단독 입수! 필리핀 생존 선원의 최초 진술, 그들이 목격한 생생한 침몰 상황
2017년 3월 31일, 한국인 선원 8명과 필리핀 선원 16명을 태운 길이 311미터의 대형 선박 ‘스텔라 데이지 호’가 남대서양 한가운데에서 침몰했다. 필리핀 생존자 2명을 제외한 22명 선원들의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태다.
선박을 소유한 폴라리스쉬핑社는 사고 10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정확한 침몰 원인을 알 수 없다.”며 진실 규명에 미온적이다. 외교부, 해양수산부 등 정부기관들도 사실상 실종자 수색 작업을 중단한 상황. 침몰 원인은 미스테리에 빠졌다. 하지만 이 단독 입수한 필리핀 생존자 구조 당시 영상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진실을 담고 있다.
“배 밑 부분이 V자로 갈라졌어요.”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선체가 흔들렸어요.” -필리핀 생존자 A씨 구조 당시 인터뷰
“뭔가 진동하는 것 같은 느낌이 있었어요. 저희 측 1등 항해사도 배 상태가 좋지 않다는 말을 했어요. 가끔 배가 균형을 못 잡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죠.” -필리핀 생존자 B씨 구조 당시 인터뷰
배가 갈라져 침몰했다는 것이다. 생존자들은 당시 25년 된 대형 광탄선 ‘스텔라 데이지 호’의 선체에 문제가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제작진이 취재를 위해 필리핀 현지를 찾았을 때 생존자 A씨는 “사고 관련해서 말하지 않기로 선사(폴라리스쉬핑)와 합의했다.”며 입을 다물었다.
PD수첩은 다수의 노후선박을 보유하고 있는 폴라리스쉬핑 선박에 승선했던 선원들의 제보를 받았다. 익명을 요구한 제보가 쏟아졌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노후 선박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폴라리스 쉬핑 보유 선박을 탔었는데, 파이프 같은 것들은 잘못하면 터질 것 같아서 무서웠어요. 터지면 심각한 상황인 부품이 문제가 있기도 했죠.” -익명 제보자 C씨
“그 배의 가장 큰 문제는 중고선인 거예요.” “배를 처음에 건조하게 되면 드라이도크에서 수리를 해야 하는데, 도면이 없어요. 어딘가 문제가 생기면 가서 (수리해야) 하는데, 도면이 없으니 어렵죠.” -익명 제보자 D씨
침몰한 스텔라 데이지 호는 1993년 일본에서 건조된 유조선을 광탄선으로 개조한 선박이다. 오래된 배라도 제대로 수리하고 정밀하게 검사를 받으면 위험이 적을 수 있다. 그러나 폴라리스쉬핑에 근무했던 선원들은 스텔라데이지 호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이전부터 크고 작은 사고가 많았다고 증언했다.
“1990년대에 100척 정도의 철광석 운반선이 침몰해서 많은 선원들이 650명 이상의 선원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엄청난 사고였어요. 그런 위험한 해상운송을 이런 오래된 유조선을 개조한 운반선으로 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애초부터 안전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토다 미치히로(일본) 해상법전문 변호사
미숙한 초동대응, 조기 수색 종료… 국가의 부재
실종자 가족들은 ‘사고 당시 정부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사고 초반, 실종자 가족들이 수색 보고를 받은 곳은 재난 시 컨트롤타워가 되어야 할 정부가 아닌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선사였다. 선사는 사고 발생 5일 만에 가족들에게 합의를 요구하는 등 실종자 수색보다는 사고 수습을 우선시해 가족들을 분노하게 했다. 신뢰할 수 있는 수색 정보를 얻고자 수차례 정부에 문의했지만 외교부, 해양수산부, 해경이 돌아가며 책임을 떠넘길 뿐이었다.
분노한 가족들이 2017년 4월 17일 실종자 수색을 촉구하기 위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찾아갔다. 공관 앞에서 면담을 요청했지만 경찰에 의해 손발이 들려나갔으며 이 과정에서 뇌진탕, 찰과상 등 부상을 당하기까지 했다. 지난 10개월 간 실종자 가족들에게 국가는 없었다.
“(스텔라데이지 호 수색 작업은)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처럼 한 명의 병사를 구하기 위해서 더 큰 비용과 희생을 감내하는 결정은 얼핏 무모해보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비합리적일지도 모르는 결정 때문에 국가를 믿고 의지하며 충성하게 됩니다. 국가의 존재 이유는 이런 것이 아닐까요?” -실종자 가족 대책 위원회 대표 허영주
PD수첩은 스텔라데이지 호 침몰과 관련하여 ‘폴라리스 쉬핑’ 한희승 회장,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주무부처인 외교부를 찾아가 사고 원인과 책임을 물었다. 그 답을 PD수첩에서 확인할 수 있다. 9일 밤 11시 10분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