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손상철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진행한 신년 기자회견의 특징 중 하나는 사전 각본 없이 진행됐다는 점이다. 때문에 기자들 사이에서는 한 손이 아닌 양 손을 흔들거나, 눈에 잘 띄기 위한 인형을 들고 손을 흔드는 등 전에 없던 질문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청와대 측은 이 같은 진행 방식에 대해 "역대 대통령 기자회견에서는 전례가 없었던 기자회견"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의 사회를 맡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오늘 기자회견은 대통령과 언론인이 자유롭게 묻고 자유롭게 답변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지명 방식이 '처음'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질문자 호명 과정에 일부 혼선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호명 방식은 문 대통령의 '손짓'과 '눈빛'. 기자들을 문 대통령이 손으로 가르키고, 마지막으로 눈을 한 번 더 맞추는 식이었다. 질문은 기자 한 명 당 한 가지로 한정됐다.
기자들의 참여는 활발했다. 질문권을 받게 된 한 기자는 "오늘 보라색을 입고 나온 것이 신의 한 수였던 것 같다"고 말해 좌중이 웃음을 터뜨렸다.
기자와 문 대통령 간의 '핑퐁'이 오가기도 했다. 한 방송사 기자가 질문권을 얻어 문 대통령에게 한일 '위안부' 합의 문제와 사드·원전 문제 등을 질문하자 문 대통령이 웃으며 "질문을 하나만 선택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해당 기자가 즉각 "대통령의 선택에 맡기겠다"며 공을 문 대통령에게 돌리자 문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를 선택해 답을 했다.
문 대통령이 눈빛으로 질문자를 확정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기자들 간 혼선(?)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 신문사 기자가 "저랑 눈 마주친 것 맞죠, 대통령님"이라며 질문을 시작했고 문 대통령이 자연스레 답을 했지만 사실은 그 옆자리 기자와 눈이 마주쳤던 것.
문 대통령은 다음 질문자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방금 하신 분) 바로 옆 자리 분을 하겠다"며 "아까 그렇게 질문을 하려고 했는데, (기자 분이) 먼저 일어나셔서…"라고 말해 또 한 차례 폭소가 터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대화 성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매우 크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감사를 표시가히도 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국제 사회가) 북한이 도발하면 할수록 제재와 압박의 수위를 높여오고 있는데, 이 목표는 북한으로 하여금 대화의 길로 나와서 핵이 아니라 국제 사회와 공존하는 길을 찾도록 하려는 데 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북 대화 선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은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지금 북한과 대화가 시작되긴 했지만, 북핵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은 국제 사회와 제재에 대해서는 보조를 함께 맞춰나갈 것입니다.
(대화는) 이제 시작인데요. 어제 첫 걸음인데, 출발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대표단을 보내기로 한 것은 대단히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능하면 고위급 대표단이 되어서 어제와 같은 대화의 장이 평창 올림픽 기간에도 다시 이어지기를 바라는 그런 마음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 북한 관련 질의응답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하고 어느 정도 성과가 담보돼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 해결을 위해 정상회담 등 어떤 만남도 열어두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회담을 위한 회담이 목표일 수 없다. 그런 여건이 갖춰지고 전망이 서면 얼마든지 정상회담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북한 관련 기자회견 일문일답 내용.
(기자) - 과거처럼 유약하게 대화만 추구하지 않겠다고 했다. 과거 북한과 대화 과정에서 어떤 점이 유약했는지, 만약 유약하지 않은 정상회담을 구상한다면 그 목적과 방향은. 유약하지 않은 정상회담이 이뤄지기 위한 전제조건에 대한 생각은.
(문 대통령) - "남북 관계 개선과 함께 북핵 문제 해결도 이뤄내야 한다. 이 두 가지는 따로 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북핵문제가 해결돼야 남북관계가 개선될 수 있고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북핵문제의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 그래서 국제사회는 강도 높은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고 이는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 내는 것이다. 지금은 첫 시작이라 생각한다. 오로지 대화만이 해법이라고 말할 수 없다. 성의를 다해 대화해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북핵 문제 해결에 노력하겠으나 북한이 다시 도발하고 북핵문제 해결에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 국제사회는 계속해서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을 하게 될 것이다. 우리 정부도 두 가지 모두를 구사하는 대북정책을 펼치지 않을 수 없다.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해결 해결에 필요하다면 정상회담을 해서 어떤 만남도 열어두고 있다. 그러나 회담을 위한 회담이 목표일 수 없다. 정상회담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하고 어느 정도 성과가 담보돼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여건이 갖춰지고 전망이 서면 언제든지 정상회담에 응할 용의가 있다"
(기자) - 미국은 한국의 동맹국이고 북한은 한국의 형제국가다. 과거에는 한국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을 도와주는 포지션이었다면 이제는 북한이 미국을 겨냥해 직접 협박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미국과 북한 사이 갈등이 벌어지면 한국은 어떤 포지셔닝을 취할 것인가.
(문 대통령) - "안보에 관해 한국과 미국은 오랜 동맹국이기도 하지만 안보에 관한 이해를 함께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북 핵미사일에 대해 위협을 느끼는 것도 한국도 미국 마찬가지다. 한미 양국은 대단히 긴밀하게 공조해 북한 핵 문제에 대응해왔다.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을 국제 사회와 함께 해 나가면서 궁극의 목표는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 외교적 해법을 강구하는 것을 분명히 했다. 미국이 주도한 제재와 압박 효과일 수 있다. 남북 간의 대화가 시작됐다. 이 대화를,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로 삼고, 나아가 북핵 문제를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그런 계기로 발전시켜 나가려고 한다. 그에 대해서 미국과 아무런 이견이 없다. 그래서 미국도 이번 남북대화에 전폭 지지하면서 이것이 북핵문제 해결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뜻을 표명한 것이다"
(기자) - 미국은 북한에 대해 최대 압박 정책을 펼치고 있고 한국은 관여정책을 펼치고 있다. 두 정책이 어느 단계에서 부딪치는 때가 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문 대통령) - "우리가 현실적으로 가지고 있는 고민이다. 미국과 한국은 아주 긴밀히 공조하고 있고 지금까지 대북정책 특히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에 있어선 전혀 이견없이 빈틈없이 협력해 왔다. 그런데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주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을 하고있고 북한이 도발하면 할수록 그 제재 압박 수위 높여오고 있는데 목표는 북한으로 하여금 대화의 길로 나와서 핵이 아니라 국제사회와 공존하는 길을 찾도록 하려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제재와 압박이 높아지다보면 지나치게 긴장이 고조돼 우발적 충돌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긴장을 어떻게 적절하게 관리해 나가고 우발적 충돌을 막으며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낼 것인가에 대해 사려깊은 고민을 해야한다고 본다. 다행히, 그렇게 긴장이 높아지고 우발적 충돌이 있기 전에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왔다. 일단 북한이 나온 대화의장은 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한 대화의 장이다.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장으로 나오게 하는 것이 앞으로 우리가 더 해나가야 할 그런 과제라 생각한다"
(기자) -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남북고위급회담 성사에 본인의 공이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생각하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공이 어느 정도 된다고 생각하는가.
(문 대통령) - "남북대화 성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감사를 표하고 싶다"
(기자) - 평창올림픽 전에 대북 제재를 연기하거나 중단할 계획은. 어느 정도의 범위까지 생각하고 있는가.
(문 대통령) - "지금 북한과의 대화가 시작되긴 했지만 북핵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라 한국은 국제사회와 (대북)제재에 대해선 보조를 함께 맞춰 나갈 것이다. 한국은 국제적인 대북제재와 별개로 독자적 대북제재에 대해 완화할 생각은 지금은 가지고 있지 않다"
(기자) - 어제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합의했다. 신년인사에서 북핵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는데 현재의 안보현실과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누가 대표로 오면 좋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김정은 위원장이 대표로 올 경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문 대통령) - "이제 시작이다. 어제 첫걸음인데 출발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앞서가면서 이런저런 가정을 할 단계는 아니다.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대표단을 보내기로 한 것은 대단히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한다. 가능하면 고위급 대표단이 돼서 어제와 같은 대화의 장이 또 평창올림픽 기간에도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북한이 어느 급의 대표단을 보낼지 여부는 아직은 알 수 없는데, 아마 평창올림픽을 보면서 서로 간 실무적 협의를 해 나가기로 했기 때문에 그 기간이 다가오게되면 가시적으로 발표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자) - 올해를 평화의 원년으로 삼고 싶다고 했다. 개성공단 재개, 5·24조치 등의 문제에 대해 적극 풀어줄 생각이 있는가. 그렇다면 미국측과 긴밀한 조율이 필요할텐데 풀어나갈 복안은.
(문 대통령) - "5·24 조치 중 경제적 교류 부분과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이런 부분은 지금 국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제재다. 특히 유엔 안보리가 결의한 제재의 틀 속에서 판단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안보리가 결의한 제재 범위 속에 있는 것이라면 우리가 독자적으로 그 부분들을 해제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결국은 북한하고의 관계 개선은 북핵문제 해결과 함께 가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 저는 이 두 트랙의 것으로 대화 노력이 서로 선순환 작용을 할 것이라 본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 노력들이 북핵 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주게 되고 북핵문제 해결의 부분에서 좀 진도 나가야 남북관계도 그 만큼 더 발전할 수 있는 관계라 본다. 일단 우리로서 할수있는 것은 남북관계 개선위한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비핵화를 위한 대화로 나서도록 유도해 내는 것이라 본다. 그런 것이 이뤄진다면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는 그 속에서 검토해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