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뉴스프리존]편완식 미술전문기자=작가는 평소에 많은 드로잉을 해놓고 서로 다른 시기, 소재, 재료로 작업한 것을 병치시키며 그 시공간적 간격에서 오는 차이와 유희한다. 완전한 추상은 아니기에 대략 무엇을 그렸는지는 알아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왜 나오는지, 왜 그런 식으로 나오는지, 그 출처는 무엇인지가 불확실하다. 각각이 나온 맥락을 지워버리는 것은 새로운 맥락을 만들기 위한 조건이 될 수도 있다. 드로잉이라는 방식은 최초의 호흡을 그대로 남겨두면서도 변화의 과정을 전달해준다. 완성, 또는 완성에 가까운 무엇은 미래에 있지 출발점에 있지 않다. 특히 작품의 ‘창조자’에 있지 않다. 이선영 평론가가 감민경 작가들 두고 한 말이다.
“개인적인 서사와 주변에 대한 관심을 드로잉과 회화로 풀어낸 것들이다. 새로운 상황들과 환경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서 얻어진 이미지들을 작업시 용이한 재료인 목탄,콘테, 수채 등으로 그린 일련의 장면들이며, 전시장내에서 이미지들은 서로 수용되거나 병치되면서 새로운 의미를 열어간다.”
예술계의 유목민과도 같이 전국을 무대로 전시활동을 해 오고 있는 부산출신의 중견작가 감민경의 의식있는 작품세계는 전문가들과 미술계에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부산 미광화랑이 19일부터 12월 2일까지 그의 초대전을 연다.
작가는 부정적인 것을 표현할 때조차 최선을 다해 표현하기에 작업 자체에 허무함이 없다. 마땅한 작업실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지금까지처럼 수십 년 간 쉬지 않고 그림을 그려올 수 있었던 힘이다. 작가의 실존적 불안정성은 더욱 의식을 깨어있게 했다. 이선영 평론가의 표현처럼 삶의 방해가 없다면 예술은 그러한 강도를 지닐 수 없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