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최문봉 기자 =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604조4천억 원 규모의 예산안이 '마지막 관문'으로 불리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소위에서 지난 16일부터 예산 심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번 예산안 심사는 차기 대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여야 정당의 주요 공약사업에 대한 무분별한 예산편성과 국회 예산심사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쪽지예산’이 난무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게 제기돼 사업의 적절성을 고려한 세밀한 예산심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쪽지예산이란 국회 예산심사 과정에서 국회의원이 예산심사를 맡은 위원들에게 자기 지역구 예산 등을 편성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의 적절성·효율성이 아닌 개인 청탁을 예산에 반영한다는 점에서 국회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이처럼 정부 예산편성의 비효율성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쪽지예산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3년 이후 쪽지예산은 5,0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특히 정부 예산안 심의중 쪽지예산으로 인해 정작 필요한 곳에 쓰여야 할 공공 예산이 삭감될 수도 있어서 쪽지예산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매년 비공개로 진행되는 예산심의 과정을 공개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한편 국회 예산심의란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국회가 심사하는 절차로 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대통령의 시정연설 후 각 국회 상임위원회 예비심사로 넘어간다. 이어 각 상임위원회는 담당 부처 장관의 제안 설명과 전문위원의 보고, 정책 질의 등을 통해 담당 부처의 예산안을 예비 심사한다. 또 각 상임위원회의 예비심사가 끝난 예산안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종합심사를 받은 이후 국회 본회의를 거쳐 예산안이 의결되면 다음 해 정부 예산이 결정된다.
여야는 정부가 제출한 내년 예산안중 방역지원금을 놓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민주당은 내년 1월 '전 국민 일상회복 방역지원금' 지급 의지를 거듭 밝히며 관련 예산 증액 심사에 야당도 협조하라고 압박했다.
특히 민주당 원내 지도부는 당초 정부 예상치(약 10조원)와 달리 추가 초과세수로 19조원이 더 걷힌 것으로 확인됐다며, 재원 마련 난항을 명분으로 한 야권의 반발을 거듭 일축했다.
민주당은 '3대 패키지(방역지원·지역화폐·손실보상)' 지원액을 16~17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19조원의 여윳돈이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내년 1월에 차질 없이 방역지원금 등을 지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방역지원금 관련 예결위 심사에서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민의힘은 방역지원금을 '매표행위'로 규정하는 한편 선거법 위반 여부도 꼼꼼히 따져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예결위 간사인 이만희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소위 '이재명 후보 선거지원금'에 대해 국민 70%가 반대하고 있다"며 "선거법 위반 논란과 함께 정부 반대에도 직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내년도 세입이 아닌 올해 세입으로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년도 예산안 심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국회 예산소위는 이날 오전 농림축산식품부 예산안부터 감액심사에 들어갔으며, 이날기준 상임위 총 16곳 가운데 예비심사를 마친 상임위는 7곳으로, 총 9조5천억 원이 순증된 것으로 집계됐다.
또 9조원에 달한 증액 분은 예산소위에서 대대적 조정이 예상된다. 통상 상임위 심사에서 사업별 예산은 증액되지만 예산소위로 넘어오면 대폭 삭감된다.
한편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예산안인 만큼 주요 사업에 대한 원안 유지 입장을 보이지만 국민의힘은 임기 말 대규모 신규 사업에 대한 송곳 심사를 벼르고 있어 향후 여산심사에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