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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MBC스페셜-맛의 방주’ 자칫 사라질 뻔했던 소중한 ‘맛’의 기억

심종완 기자 입력 2018/01/11 10:53 수정 2018.01.11 22:45
사진 : MBC

[뉴스프리존=심종완 기자] 새롭게 시작된 2018년, 맛의 역사를 다시 쓰는 신년특집 'MBC스페셜-맛의 방주' 두 번째 이야기가 방송된다.

인류의 식탁은 1년에 27,000개 이상의 식재료가 사라지고 있다. 조금 더 많이, 조금 더 빠르게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 생산된 식재료가 세계인의 입맛을 획일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이탈리아에서는 1997년 ‘맛의 방주 선언문’을 발표하여, 소멸 위기에 처한 전 세계 식재료를 지켜내자는 ‘맛의 방주 운동’을 시작하였다. 현재 전 세계 4,635개 품목이 ‘맛의 방주’에 올랐으며, 우리나라 역시 92가지 품목을 등재했다.

'MBC스페셜'은 '맛의 방주' 두 번째 이야기를 통해 자칫 사라질 뻔했던 소중한 ‘맛’의 기억을 되찾아 본다.

예로부터 부자만 먹던 귀한 소금 ‘자염’. 햇볕에 말린 갯벌 흙을 가마솥에 끓여서 추출하는 특별한 소금이다. 대량생산이 가능한 천일염에 밀려 사라질 뻔했지만, 충청남도 태안에선 지금도 전통방식 그대로 자염을 만들고 있다. 열두 시간 동안 뜨거운 가마 옆에서 씨름을 해야 하는 고된 과정 속에서 만들어진 자염은 천일염보다 염도가 낮고 칼슘이 14배나 높아 최고의 소금으로 대접받는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자취를 감추었던 재래 닭. 털이 검은 흑계부터 은색 빛이 감도는 은계까지, 기록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재래 닭의 종류는 무려 20종에 이른다. 1983년부터 대한민국의 재래 닭 복원에 힘써 온 홍승갑 대표가 처음 연구를 시작했을 당시엔 재래종이 단 한 종류도 남아있지 않았지만 한평생을 바친 연구 끝에 복원에 성공했다. 

재래종은 외래종에 비해 살이 차지고 병충해에 강하며 최고급 품종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비싼 가격은 물론 키우기 힘든 조건 때문에 쉽사리 자리 잡기 어렵다. 어렵게 복원 시켰지만 지켜 나가기가 힘든 맛의 방주, 해결 방안은 없는 것일까.

'맛의 방주'가 자리 잡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다름 아닌 안정적인 소비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에 이탈리아에선 새로운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미식과학대학을 설립했다. 학부 3년의 과정 동안 학생들은 유럽 내 5~6개국, 유럽 밖 1개 국가로 푸드 스터디 트립을 떠난다. 이는 단순히 지역의 먹을거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넘어, 지역과 사람, 먹을거리 간의 연결 관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하는 행복한 밥상. 그 해답을 찾아본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다양한 맛의 방주를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섬 제주도. 2018년 현재 17개의 식재료가 맛의 방주에 등재되어 있는 것은 물론,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태고의 자연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제주도 곶자왈에는 우리에겐 낯선 검은 소 흑우가 있다. 과거 왕실 제사에 쓰이는 신성한 공물이었던 흑우는 일제의 수탈에 멸종 위기해 처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 후로 유전자 연구를 통해 황우와 흑우 교배에 성공했고, 그 덕분에 안정적으로 흑우 개체 수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제주도엔 흑우 전문 음식점까지 생겨났으니, 황우보다 비싼 값에 흑우를 매입해 농가의 고충을 덜어주고 있다.

사람들은 각자만의 사연과 사명감을 가지고 다양성을 지켜나간다. 제주도의 한식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김지순 식품 명인 모자(母子) 역시 그 중 하나다. 푸른 콩장 소스를 곁들인 샐러드부터 흑돼지까지 맛의 방주에 등록 된 식재료가 중심이 되는 고급스런 코스 요리를 선보인다. 

값 비싼 식재료, 고집스런 농부들이 재배하는 값 비싼 식재료로 제주 음식 본연의 맛을 살려 내겠다는 것이 명인의 철학이다. 그래야만 손님이 제대로 된 음식을 맛볼 수 있고, 농부들도 수익을 낼 수 있으며 이는 곧 ‘맛의 방주’ 프로그램의 성공과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맛의 방주'를 통해 '맛 지키기'를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MBC스페셜-맛의 방주' 두 번째 이야기는 11일(목)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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