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강용모 기자]정부의 초강력 대출 규제와 금리 급등 등의 영향으로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1개월 째 둔화되고 있다.
서울지역 대부분의 아파트 시장에서 집을 ‘사겠다’는 사람보다 ‘팔겠다’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
지난 18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13% 올랐으나 상승폭은 4주 연속 둔화됐다.집값이 고점이라는 인식이 커지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돈줄 옥죄기와 시중은행의 가파른 대출 금리 인상으로 인해 매수 대기자들이 소극적 자세로 돌아선 영향이 크다.
서울 아파트시장은 22일부터 종합부동산세 고지서가 배포되는 가운데 25일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지면서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강남4구(동남권)는 지난주 0.19%에서 이번 주 0.18%로 오름폭이 줄어든 가운데 강남(0.18%)·서초(0.21%)·강동구(0.14%)는 지난 주보다 0.01∼0.02%포인트씩 상승폭이 작아졌다.이에 비해 송파구는 잠실·문정동의 상대적 저평가 단지 위주로 호가가 오르면서 지난 주(0.18%)보다 높은 0.19% 상승했다. 용산구(0.25%)는 일부 단지의 리모델링 추진, 한남뉴타운 재개발 사업 등의 영향을 받아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컸지만,지난주(0.27%)보다는 상승폭이 줄었다.
경기도(0.24%) 역시 광역급행철도(GTX)나 신안산선 등 교통 호재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여전히 강세를 보였으나 대출 규제 등으로 인해 매수세가 전반적으로 약화되면서 6주 연속 오름폭이 둔화됐다.다만, 과천시의 아파트값은 0.14% 상승하면서 지난 주(0.08%)에 이어 2주 연속 오름폭이 커졌다.
인천의 아파트값 상승률도 0.29%로 지난주(0.33%)보다 상승폭이 줄었다.수도권 전체(0.21%) 아파트값 상승폭은 지난달 첫째 주(0.34%) 이후 6주 연속 축소되는 모습이다.지방에서는 최근 신규 입주물량이 증가한 대구의 아파트값이 지난주 보합에 이어 금주 0.02% 하락하면서 지난해 5월 첫째 주 이후 80주 만에 하락 전환됐다.
세종시 역시 신규 입주 물량 증가와 공공택지 개발 부담 등으로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0.12% 떨어져 지난주(-0.10%)보다 낙폭이 커졌다. 세종 아파트값은 17주 연속 하락세다.전세 시장도 이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두고 전반적으로 안정세가 이어졌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지난주 0.12%에서 금주 0.11%로 오름폭이 줄었고 경기도는 0.19%에서 0.17%로, 인천은 0.23%에서 0.20%로 각각 상승폭이 축소됐다.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 2법’시행으로 전세 물건이 감소한 데다 대출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예년에 비해 전세 이동수요가 줄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강북구의 전셋값 상승폭은 지난주 0.13%에서 이번 주 0.05%로 상승세가 크게 꺾였고, 송파구는 지난주 0.12%에서 금주 0.06%로 오름폭이 절반으로 줄었다.KB국민은행이
이날 발표한 주간 서울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지난주(68.6)보다 떨어진 64.9를 기록해 지난해 5월11일(65.8) 이후 1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리고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지난주 0.17%에서 0.14%로 둔화된 가운데 성북구의 전셋값은 0.02%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 거래 침체 여파로 국민은행 조사에서 서울 구 단위의 아파트 전셋값이 하락한 것은 올해 4월 12일 강남구가 0.12% 하락한 이후 7개월 만이다.
한편,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가 대선 이전까지 어떻게든 집값을 떨어뜨리겠다는 의지가 강해 보인다”며 “가계부채 건전성 확보는 필요하지만 가파른 금리 인상과 대출 중단으로 인해 전세입자 등 대출 의존도가 높은 서민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다음 주 종부세, 기준금리 인상 등의 변수로 매물이 늘어나면 앞으로 집값 하락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대선을 앞두고 집주인들이 버티기에 나서면서 매도·매수자간 힘겨루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