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강용모 기자] 인기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대중음악계 최고 권위를 지닌 '그래미 어워즈'에서 2년 연속으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선정됐다.
하지만 당초 기대했던 4대 본상인 '제너럴 필즈' 후보에는 아쉽게도 들지 못했다.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는 24일(한국시간)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제64회 그래미 어워즈 후보군을 발표했다. 제64회 그래미 어워즈는 오는 2022년 2월 1일(현지시간 1월 3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개최된다.
방탄소년단은 앞서 지난 22일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대상에 해당하는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를 따내 4년 연속 수상에 성공했다.
또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도 2017년 이래 올해까지 5년 연속으로 트로피를 받았다.
이에 따라 이번 그래미 어워즈에서도 수상에 성공한다면 방탄소년단은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을 모두 석권하는 K팝 역사에 새기록을 쓰게 된다.
방탄소년단은 올해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 10주 1위에 오른 히트곡 '버터'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수상을 놓고 콜드플레이, 도자 캣, 토니 베넷·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제니 블랑코와 경쟁하게 됐다.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는 그래미 팝 장르 세부 시상 분야 중 하나로, 2012년 신설됐다.
듀오 또는 그룹, 컬래버레이션 형태로 팝 보컬이나 연주 퍼포먼스에서 뛰어난 예술적 성취를 거둔 뮤지션에게 준다.
그 동안 래퍼 릴 나스 엑스와 빌리 레이 사이러스의 '올드 타운 로드 리믹스'(2020년), 레이디 가가와 브래들리 쿠퍼의 '셸로'(2019년), 미국 록밴드 '포르투갈. 더 맨'의 '필 잇 스틸(2018년), 미국 듀오 트웬티 원 파일럿츠의 '스트레스드 아웃'(2017년) 등이 상을 받은 바 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시상식에서 아시아 가수 최초로 이 부문 후보에 올라 기대를 받았지만 실제 수상자로는 레이디 가가·아리아나 그란데가 선정됐다.
방탄소년단은 2019년 제61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시상자로 나서면서 처음 이 시상식과 인연을 맺었다. 지난해 제62회 시상식에서는 릴 나스 엑스와 합동무대를 펼쳤고, 올해 3월 제63회 시상식에서는 후보 자격으로 히트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 단독 무대를 꾸민 바 있다.
이에 따라 방탄소년단이 이번 시상식에서도 '버터' 무대를 꾸밀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대중음악 분야 한국인 첫 수상이 실현될지 관심을 끈다.
'대중음악 부문 이외의 클래식 분야에서는 이미 그래미 수상자가 나와 한국 음악계의 역량을 보여준 바 있다.
1993년 제35회 시상식에서 소프라노 조수미가 지휘자 게오르그 솔티와 녹음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그림자 없는 여인'이 그해 클래식 오페라 부문 '최고 음반상'에 선정됐다.
음반 엔지니어인 황병준 사운드미러코리아 대표는 미국 작곡가 로버트 알드리지의 오페라 '엘머 갠트리'를 담은 음반으로 2012년 제54회 시상식에서 그래미 클래식 부문 '최고 기술상'을 받았다. 그는 이어 2016년 제58회 시상식에서는 찰스 브러피가 지휘하고 캔자스시티합창단과 피닉스합창단이 연주한 라흐마니노프의 '베스퍼스: 올 나이트 비질'로 '최우수 합창 퍼포먼스'부문을 수상했다.
한편, 방탄소년단이 이번에 후보군에 들지 못한 '제너럴 필즈'는 1982년 남편인 존 레넌과 함께 수상한 오노 요코 외에는 지금껏 한 번도 아시아 아티스트에게 수상을 허락한 적이 없다.
일각에서는 '버터' 작곡가의 멜로디 이중 제공이 음악성과 작품성을 상업적 성공보다 앞선 가치로 두는 그래미 어워즈 제너럴 필즈 후보 선정에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