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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앨범 산’ 일본 야쿠시마, 발길 닿는 곳마다 꿈속을 거니는 것만 같은 환상의 섬

이준석 기자 입력 2018/01/11 18:49 수정 2018.01.14 07:01
사진 : KBS

[뉴스프리존=이준석 기자] 일본 규슈의 최남단, 가고시마현에서도 약 60km 떨어진 해상에 자리한 야쿠시마는 수 천 년 된 삼나무들이 지키고 있는 신비로운 섬이다. 기리시마야쿠 국립공원의 일부이기도 한 이곳은 해발 1,800m급 봉우리들이 자리하고 있어 ’바다 위의 알프스’라 불리기도 한다. 

섬의 대부분을 뒤덮고 있는 원시림과 수려한 경관으로 1993년, 일본에서 처음으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며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야쿠시마. 산악칼럼니스트 우제붕 씨, 일러스트레이터 장혜원 씨와 함께 이 신비의 섬, 야쿠시마로 떠난다.

야쿠시마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1997년 작품 원령공주(원제: 모노노케 히메)의 배경으로 등장하며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자연과 인간의 대립과 화해, 공존이 주제였던 이 작품은, 야쿠시마의 실제 풍경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관객들의 가슴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실제로 야쿠시마에는 ‘원숭이 2만, 사슴 2만, 사람 2만이 산다’는 노랫말이 있을 만큼 오랫동안 인간과 자연이 공생하고 있는 섬. 우거진 산악지대라는 환경에 적응해 몸집이 작아진 사슴과 원숭이들은 사람들이 다가가도 무서워하지 않는다. 이렇게 이채로운 풍경 속에서 맞이하는 야쿠시마의 첫날밤을 맞이하는 일행.  

이튿날은 좀 더 깊은 숲으로 걸음을 옮긴다. 야쿠시마의 숲을 빼곡히 채우고 있는 삼나무들의 수령은 수백 년에서, 많게는 수천 년에 이르는 고목들이다. 이곳에서는 천 년 이상 된 삼나무는 야쿠스기, 비교적 젊은 나무들은 고스기라고 부른다. 

오랜 옛날 깊은 바다로부터 화강암이 융기해 형성된 거대한 바윗덩어리와 같은 야쿠시마. 야쿠시마의 삼나무들은 그래서 손가락 한 마디 정도 자라는데 5년이 넘게 걸릴 만큼 성장이 느리다고 한다. 천천히 자라는 만큼 강인하고 단단하기 때문에, 한때는 무차별한 벌목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온갖 생사고락을 직접 겪고 또 목격하면서도 긴 시간을 묵묵히 살아온 나무들의 곁에서, 아웅다웅 소란스러운 인간의 짧은 생을 돌아보게 된다.

야쿠시마는 연간 최대 강수량이 10,000mm에 달하는, 일본에서 비가 가장 많이 오는 곳이다. 고지대로 갈수록 온화했던 기온은 뚝 떨어지는데. 그 덕에 일행은 산행을 하며 야쿠시마의 첫눈을 맞이한다. 푸르게 우거져 있던 세상이 순식간에 눈의 왕국으로 변하고, 그 황홀한 설국을 따라 야쿠시마 최고봉이자 규슈 전체에서도 가장 높은 미야노우라다케(1,936m)로 향한다. 다듬어지지 않은 야생의 산길은 거친 오르내림이 계속되고, 눈과 함께 스며든 안개는 갈수록 짙어진다. 그 희미한 풍경 속을 더듬어 10시간여의 산행 끝에 정상에 닿는 일행. 

야쿠시마 여정의 마지막 목적지는, 이 섬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몇 가지 풍경들이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조몬스기. 선사시대인 조몬 시대부터 7천 년이 넘게 살아온 나무라고 해서 유명세를 탔지만 사실 그것은 많이 부풀려진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실제 수령도 2천 년을 훌쩍 넘는 조몬스기는 야쿠시마 사람들에게 ‘성스러운 노인’으로 불리며 신성시되고 있다. 경외의 눈으로 우러러보게 하는 조몬스기, 수십 명의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윌슨 그루터기, 그리고 당장이라도 애니메이션 속 원령공주와 숲의 정령들이 튀어나올 것 같은 시라타니 운스이쿄까지. 발길 닿는 곳마다 꿈속을 거니는 것만 같은 환상의 섬, 야쿠시마로 떠난 여정. 이번 주 ‘영상앨범 산’에서 만나본다. KBS 2TV 영상앨범 산은 14일 오전 7시 4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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