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방송되는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프랑스어로 판소리를 부르는 한 여성의 한(恨)을 찾아 나선다.
“아무르 뛰에 몽 아무르 다 뫄 구레뛰 엉비 드 멍제”
이것은 프랑스어로 부른 판소리 ‘춘향가’ 사랑가의 한 대목이다. 한국어로 부르기에도 쉽지 않은 판소리를 프랑스 말로 부르는 주인공은 바로 한국계 프랑스인 신미진 씨다. 그녀는 왜 어렵고도 낯선 판소리를 부르게 된 것일까?
“한국말이 너무 어려워서 불어로 노래해요. 노래할 때 느낌을 표현하기도 더 쉽거든요.” -신미진 씨
미진 씨는 판소리 영어 번역본까지 찾아보며 이를 다시 프랑스어로 바꾼다. 한국어로 된 판소리 가사의 의미와 운율까지 살려 번역하는 건 평생을 프랑스에서 살아온 그녀에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료들 사이에서 연습벌레라 불릴 정도로 그녀가 판소리에 몰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판소리는 ‘한(恨)’이라는 에너지로 노래하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저한테도 이런 한(恨)이 있구나 이런 느낌이 들더라고요.” -신미진 씨
그녀는 득음을 위해 시간이 날 때마다 북한산에 올라 몇 시간씩 연습을 하고 있다. 한겨울 산속에서 한복을 입고 부르는 그녀의 소리, 그 속에 담긴 그녀의 한(恨)은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
신미진 씨는 어린 시절 프랑스로 입양됐다. 그녀가 프랑스로 입양되기 전 머물렀던 보육원의 문서에 따르면 1981년 9월, 청주 사직동의 한 버스 승강장에서 미진 씨의 엄마로 추정되는 여인이 옆에 있던 여성에게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생후 4개월 된 아이를 맡긴 뒤 사라졌다고 기록되어있다.
그렇게 프랑스로 입양된 그녀는 늘 그곳에서 낯선 이방인이었다고 한다. 그곳에서의 지난 세월이 평탄치만은 않았다고 말하는 미진 씨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지탱해준 힘이 있다고 했다.
“내가 생모를 그리워한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시간이 필요했어요.” -신미진 씨
미진 씨는 자신을 낳아준 엄마를 찾고자 몇 년 전 한국을 찾았다. 그 과정에서 운명처럼 판소리를 접하게 되었고, ‘한(恨)’을 담은 소리는 곧 그녀의 삶의 한 부분이 되었다. 누군가는 그녀가 쏟아내는 소리에 한(恨)이 서린 깊은 우물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제작진은 그녀의 어릴 적 조각난 기억의 파편들을 찾아내기 위해 최면요법을 진행했다. 그러자 잠시 담담하게 기억을 떠올리던 그녀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울부짖는 미진 씨, 최면 속에서 그녀가 떠올린 건 무엇일까? 그녀에게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12일 저녁 8시 55분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프랑스 입양인 미진 씨가 부르는 판소리에 담긴 한(恨)의 의미를 찾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