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김재현 기자] 12일 EBS 금요극장에서는 영화 ‘앤젤스 셰어: 천사를 위한 위스키’ (원제 : The Angels' Share)를 방영한다.
2012년 제작된 영화 ‘앤젤스 셰어: 천사를 위한 위스키’는 켄 로치 감독이 연출하고 폴 브래니건, 존 헨쇼, 게리 메이틀랜드, 자스민 리긴스, 윌리엄 루앤, 로저 알람 등이 출연했다.
켄 로치 감독은 ‘앤젤스 셰어: 천사를 위한 위스키’의 연출의 변을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냉혹한 사회 현실 속에서 직업도 미래도 없이 힘겹게 살아가는 이 시대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있다. 그들이 그저 한심한 존재가 아니라 고민과 유머와 책임감, 선의가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스코틀랜드의 청년 백수, 문제아라 불리는 로비와 그의 친구들은 얼핏 봐도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하지만 영화는 쉽게 이들을 동정하거나 이들의 죄질은 나쁘나 심성은 ‘착한’ 사람들이라고 포장하지는 않는다. 사회가 그들을 고립하고 외면했다는 식으로 그들을 피해자로 그리는 대신 그들의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그린다. 술과 마약에 찌들어 살고 남을 속이는 데 능수능란한 그들의 비행이 가감 없이 그려진다.
제대로 씻지 않아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모습도 숨기지 않는다. 하지만 하층계급 간의 연대의식을 꾸준히 그려온 감독답게 위스키 강탈 계획을 세운 로비와 그 친구들 사이에 부지불식간에 생긴 동료 의식을 유쾌하게 그렸다.
노동자들과 사회의 빈민들의 이야기를 시종일관 그려온 켄 로치의 관심사는 이번에도 여전하다. '빵과 장미'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자유로운 세계' 등을 비롯해 켄 로치와 오랫동안 함께 일해온 시나리오 작가 폴 래버티가 이번에도 함께 했다. 서사의 드라마틱한 전개보다는 캐릭터 묘사에 공을 들이는 방식이다. 스코틀랜드의 백수 청년들을 직접 만나가며 취재를 통해 완성한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그 과정에서 주인공 로비 역의 폴 브래니건도 발굴했다. 폴은 연기 경험이 전무한 비전문배우이며 실제로 실업자로 극 중 로비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생생한 현장감을 토대로 켄 로치의 영화답게 유머도 빠지지 않는다. 직장도 없고, 있는 직장에서도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태에 처한 하층 계급 노동자들이지만 그들의 대화에는 위트가 있다.
물론 이때의 유머는 현실에 대한 묘한 비틀기, 신랄한 풍자이기도 하지만 자신들의 지질한 현실을 받아들이는 힘이기도 하다. 이런 지점들이 상위 1%만이 맛본다는 고급 위스키를 그 사회의 하위 1%의 인간들의 강탈하는 소동극에 활기를 더한다.
EBS 영화 ‘앤젤스 셰어: 천사를 위한 위스키’는 12일 밤 12시 25분에 방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