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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좋다’ 故 김영애 아들 이민우, 어머니에게 미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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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좋다’ 故 김영애 아들 이민우, 어머니에게 미처 다 전하지 못한 이야기

이준석 기자 입력 2018/01/12 14:27 수정 2018.01.14 07:01
사진 : MBC

[뉴스프리존=이준석 기자] 14일 방송되는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故김영애의 빛나고 치열했던 그녀의 인생을 되돌아본다.

‘민비’, ‘형제의 강’, ‘로열패밀리’, ‘변호인’ 등 등 100편이 넘는 드라마, 70편에 가까운 영화에서 때론 어여쁜 아가씨로, 사려 깊은 아내로, 투박한 엄마로 대중의 심금을 울린 사람이 있다.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물했던 배우 故 김영애, ‘국민 배우’인 그녀가 지난 해 4월, 배우 생활 46년의 여정을 마감했다. 1974년 백상예술대상 신인연기상부터 2017년 대종상 특별상까지 스물 세 개의 트로피가 그녀의 열정적인 연기 인생을 대변한다. 

“작은 역할부터 아주 당차게 해나가더라고요. 제일 중요한 건 영애는 그 역할을 100% 소화하려고 수십 번이라도 반복적으로 해내는 힘이 강했어요.” - 배우 이정길 인터뷰 中 

“모든 생활을 잊고 연기에 뛰어드는 몰입감이요. ‘나’를 버리는 진짜 배우시잖아요. 앞뒤를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그런 모습들을 존경하고 배우고 싶어요.” - 배우 최강희 인터뷰 中 

그녀의 20대부터 60대를 함께한 동료들은 입을 모아 ‘치열하게 사는 사람’이였다고 말한다.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집안의 가장 노릇을 해야 했고, 결혼 후에도 남편과 아들 민우를 위해 더 치열해져야만 했던 인생. 아름다운 배우, 故 김영애의 67년 인생을 ‘사람이 좋다’에서 되돌아본다. 

■ 엄마를 이해하는 시간, 2년 반 그리고 엄마의 부재  

데뷔와 동시에 아버지가 쓰러져 가장의 역할을 맡은 김영애. 동생들을 공부시키기 위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달리던 그녀의 삶은 결혼을 하고 더욱 치열해졌다. 지켜야 할 가족이 늘어났기에 휴식 없이 달리던 와중, 이십여 년의 결혼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더 이상은 생계 걱정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낼 수 없다고 생각한 그녀는 황토 사업에 뛰어들었다. 

부도난 공장에서 더부살이로 시작한 황토팩 사업. 그녀의 절실함에 응답이 왔다. 매출 1500억이라는 기적을 낳은 것. 하지만 꽃길이 펼쳐질 것 같았던 순간도 잠시, 한 보도 프로그램의 ‘황토팩 중금속 검출’ 허위 보도로 사업은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그리고 2012년, 황달 때문에 찾은 병원에서 췌장암 판정을 받게 된다. 암세포가 간과 림프에 전이되어 2015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아끼던 물건, 사람들에게 인사를 고하며 삶을 차곡차곡 정리하는 와중에도 그녀는 연기를 놓지 않았다. 

■ 당신과 나에겐 너무 짧았던 2년 반 - 가슴에 새긴 날들  

김영애가 46년간의 연기 인생을 숨 가쁘게 달려오는 동안 기다림에 익숙해진 사람이 있다. 어린 시절 어머니와의 추억이 거의 없다는 아들 민우. 민우의 기억 속 어머니는 대본을 보거나 연기 연습을 하는 모습이 대부분이다. 사춘기를 맞이하고 엄마와 자꾸 부딪히자 프랑스로 도망치듯 요리 공부를 하러 떠났다. 막상 몸이 멀어지자 마음이 닿았다. 아내 조고은과 결혼 후 1년 동안 세 사람은 여행을 다니며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게 됐다. 살아온 날들 중 가장 행복한 시기였다고 그 때를 회상했다는 김영애. 

한편 2012년, 민우는 어머니와 미국에 정착하기 위해 영주권 과정을 밟던 와중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는다. 앞으로 살날이 6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는 울음 섞인 어머니의 전화. 당장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날아온 민우. 식사 한 끼 잘못 드시면 건강에 치명적인 상태였기 때문에 식재료를 싸들고 촬영장에 상주했다. 1년 반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모자는 너무나도 어려웠던 화해를 하게 된다. 

“그 당시에는 너무 어려서, 당신을 자식에게만 헌신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냥 김영애라는 사람이 살아왔던 세월을 이해할 수 있는 여력이 없었어요. 좀 더 일찍 어머니를 이해하고, 표현을 했었더라면 하는 생각을 해요. 바보 같은 소리지만..” - 아들 이민우 인터뷰 中 

어머니가 떠나고 8개월이 지났다. 2018년 새해를 맞아 민우는 마지막까지 어머니 곁을 지켜줬던 친구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한편, 어머니의 흔적이 남아있는 집을 정리하며 새로운 삶을 걸어가려는 아들 민우. 어머니와 함께했던 한국에 정착할지 미국으로 되돌아갈지 선택을 해야 한다. 

치열했던, 굴곡졌던, 마지막까지 열정적이었던 어머니께 전하는 아들 민우의 서투른 진심부터 그 앞에 남은 선택까지 ‘사람이 좋다’가 함께 한다.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故 김영애 편은 14일 오전 8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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