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뉴스전문체널 YTN이 국힘당 윤석열 대선후보 가족의 양평 땅투기 의혹을 특종 보도했다고 떠들썩하다. 유튜브 등에서 난리가 났을 뿐 아니라 윤 후보에게 불리할 것 같은 뉴스는 한사코 외면하던 포털에서도 웬일인지 눈에 뜨이는 위쪽에 (잠시) 걸렸다.
열린공감TV와 TBS 뉴스공장을 통해 이미 이 사건을 훨씬 깊이, 자세하게 알고 있는 나로서는 YTN 보도가 왜 특종 혹은 단독인지 선뜻 이해할 수가 없었다.
원래 특종이란 특정 언론이 특정 사건을 처음 보도하는 것을 말한다. 무엇이 사회적 이슈가 될 것인지, 문제의식이 있고 우~우~ 대세에 휩쓸려가는 다른 기자들과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고 기사를 보도했을 때 닥쳐올지도 모를 위협과 불이익을 두려워하지 않는 기자에게 특종의 기회가 생기는 법이다.
그런데 사실 어떤 언론사가 이미 보도했음에도 그 언론사의 규모가 너무 작고 영향력이 미미해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을 때 다른 영향력 큰 언론사가 이를 받아 보도함으로써 사회적 이슈를 만들면 또 다른 의미의 특종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YTN이 뉴스공장보다 영향력 있는지 따져보는 것은 별도의 문제)
YTN 기자가 뉴스공장이나 열린공감TV의 보도로 이 땅투기 의혹에 문제의식을 갖고 이를 직접 확인취재하고 보도하기까지는 뉴스공장이나 열린공감TV 관계자들과는 또 다른 차원의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YTN 특종 맞다.
오마이뉴스가 열린공감TV 보도를 받아 ‘쥬얼리’를 크게 보도한 것도 마찬가지다. 열린공감TV의 연이은 다른 특종은 본 척도 안하던 포털이 오마이뉴스 보도와 다른 언론사의 관련 해명기사들을 ‘많이 본 뉴스’ 리스트에 2~3개나 올려놓았다.
(「김건희 ‘쥴리’ 실명 증언 등장.. “ 97년 5월 조남욱 회장 연회장에서 만났다”」
「尹측 “김건희 유흥주점서 일했다? 유튜버·추미애 법적조치”」
「 ‘쥴리 만났다’ 증언 등장에 윤석열측 “가짜뉴스..강력한 법적조치”」)
이 역시 문제의식과 용기가 빚어낸 특종이라고 칭찬해 줘야겠다.
옛날 신문 전성시대에는 퇴근길 신문가판대가 완전 특종 전쟁이었다. 가판업자들이 막 나온 신문에서 자기가 제일 좋다고 생각하는 기사에다 빨간 색연필로 동그라미를 북북 그려놓고 지나가는 시민들을 향해 “특종이요~ 특종!!”을 외쳤었다.
배운 것 별로 없는 가판업자들인데도 기가 막히게 특종을 잘 알아 맞췄다. 요즘 큰 언론사 기자들은 옛 가판업자들에게 한 수 배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