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최문봉 기자 =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사전영장이 청구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10일 오전 유서를 남긴 뒤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의 한 아파트 1층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유 전 본부장은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본부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8월 대장동 개발 자산관리사(AMC)인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와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로부터 한강유역환경청 로비 명목으로 2억 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아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자 “비통하다”면서 “조속히 특검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대장동 게이트 꼬리자르기"라며 "언제까지 국민을 속이고 거짓말을 하려 하나”라고 비판했다.
먼저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유 전 본부장의 사망 소식이 들려오자 이 후보 측 선대위는 긴급히 사태파악에 나서며 향후 대응방안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민주당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일단 사람이 죽은 문제라서 참 조심스럽다"며 "결백 호소든지 억울함의 호소든지 좀 더 면밀하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후보 측에서는 경선 때부터 줄기차게 발목을 잡아 오다가 이제 좀 잠잠하나 싶던 이른바 '대장동 이슈'가 유 전 본부장의 사망을 계기로 다시 살아나지 않을까 경계하는 분위기다.
또한 그동안 박스권에 갇혔던 지지율 정체 국면을 벗어나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윤 후보를 상대로 접전 또는 역전하는 결과까지 나오자 '골든크로스'가 이뤄졌다며 고무된 분위기에 자칫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감지된다.
다만, 이 후보가 그간 당 일각의 만류에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수사 대상에 포함하는 조건으로 '대장동 특검'에 대해 수용 의사를 연일 밝혀왔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굳이 회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 카드를 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면 국민의힘은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되자 '이재명 게이트' 의혹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압박하고 나섰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전 관련 보도가 나오자마자 자신의 SNS를 통해 "설계자 1번 플레이어를 두고 주변만 탈탈 터니 이런 것 아니겠나"라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를 겨눴다.
또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꼬리 자르기 수사가 낳은 참극"이라며 "특검만이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의 뭉개기 수사가 초래한 참사로서 최소한의 수사 정당성도 이제 상실했다"며 "수사 능력과 의지를 상실한 수사팀은 스스로 특검을 자청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은혜 선대위 대변인도 SNS에서 "고인이 오롯이 책임을 져야 할 일이 아니었다"며 "대장동 '그분'은 놓아둔 채 꼬리자르기를 한 수사, 주연은 못 본 척하고 조연들만 죄를 묻는 주객전도의 부실수사가 문제였을 뿐이다"라고 했다.
한편 차기 대선을 89일 앞두고 정치권을 강타한 유 전 본부장의 사망을 계기로 이 후보의 연루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과 특검 도입 압박이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여야 정당들의 대선 경쟁은 더 치열해 질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