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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칼럼] 사랑을 아끼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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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칼럼] 사랑을 아끼지 마세요.

김덕권 기자 duksan4037@daum.net 입력 2021/12/13 21:51 수정 2021.12.13 21:56
사진: 톨스토이 갈무리
사진: 톨스토이 갈무리

어영부영했더니, 어느새 세모(歲暮)가 다가 왔습니다. 그런데 과연 올 한 해 동안 사랑을 아끼지 않고 살아 왔나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봅니다.

톨스토이의 우화집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톨스토이가 어느 날 여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행 중에 한 주막집에 머물게 되었는데 그 주막집에는 몸이 아픈 딸아이가 있었습니다. 딸아이는 톨스토이가 가지고 있던 빨간 가방이 너무도 좋아 보였습니다.

그 딸아이는 톨스토이의 빨간 가방을 달라고 졸라댔습니다. “이 빨간 가방에는 짐이 있고, 여행 중이라서 지금은 줄 수 없고,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다시 들러 주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톨스토이는 여행을 마치고 그 딸아이에게 가방을 주기 위해 주막집에 들렀습니다. 그러나 주막집 어머니는 톨스토이가 떠나고 곧바로 아이는 죽었다고 말했습니다.

톨스토이는 그 아이의 무덤에 찾아가 비석에 이런 글을 새겨놓았습니다.

「사랑을 미루지 마라.」

우리는 좀 더 형편이 나아지면, 나중에 돈을 벌면, 성공하고 나서, 마음이 아직 내키지 않아서, 여유가 생기면, 지금은 바빠서 이렇게 말하지는 않나요? 세월은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사랑을 아끼지 마세요. 사랑은 퍼다 나를수록 자꾸만 샘솟는 샘물과 같습니다.

세모가 돌아오자 구세군 사랑의 종소리가 들려옵니다. 영하 20도의 강추위 속에서 리어카에 폐휴지를 가득 싣고 언덕길을 오르던 할머니가 있었지요. 할머니는 하루하루 폐휴지를 모아 어린손녀와 함께 살아가고 있었는데, “오늘은 이 것 밖에 못 벌었다오. 나는 사지가 멀쩡해 이렇게라도 벌수 있지만 돈 못 버는 가난한 사람이 너무 많은것 같아 ...” 하면서 하루 종일 폐휴지 모아 판돈을 몸 땅 구세군 자선냄비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핸가 서울 중앙우체국 앞이었지요. 길은 얼었고 하늘에서는 눈이 내리는 날이었습니다. 하체를 쓰지 못해 껌, 비스킷 등을 담은 수레를 몸으로 기어서 밀 던 이름 모를 장애인이 “오늘 종일 번 것인데 저보다 어려운 분에게 전해 달라.”며 몇 천원을 냄비에 넣고 갔습니다. 종을 치던 구세군 병사는 한동안 그분의 뒷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하네요.

지난 12월 11일 뉴스에 “인천의 기부천사 김달봉씨를 찾습니다.”라는 멘트가 흘러 나왔습니다. 30대로 추정되는 이 남성은 지난 11월 9일 오후 3시께, 인천시 동구청을 찾아 5천만 원이 담긴 쇼핑백을 전달했다고 합니다. 이 남성은 구청 담당자가 성금의 사용 용도와 기탁서 작성을 요구하며 이름 등을 묻자 “홀몸노인과 소년·소녀 가장들을 위해 써 달라”는 말과 함께, ‘김달봉’이라는 이름 석 자만 남긴 채 모습을 감췄습니다.

또 어느 해에는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앞에서 구세군 자선냄비가 열심히 종을 울리고 있는데 어떤 스님이 오시더니 바로 옆에 자리를 펴고 시주함을 놓고 목탁을 두드렸어요. 구세군 사람들은 스님을 원망하며 종을 더 크게 울리고 목소리도 높였지요 땅거미가 지자 스님이 자리를 걷더니 구세군 쪽으로 왔어요.

“옛다~! 오늘은 자선냄비가 다 가져가거라! 고럼!! 가난한 중생을 도와야지~ 나무 관세음보살 ~~” 하면서 스님은 시줏돈을 몽땅 자선냄비에 넣고 총총히 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몇 해 전 크리스마스이브였어요. 서울 어느 자선냄비에서 돌 반지가 나왔습니다. 반지는 하트모양으로 곱게 접은 편지 속에 들어있었는데, “천국에 있는 내 딸 은미야! 너의 곱 디 고운 모습은 엄마의 가슴속에 늘 살아있단다. 천국에서는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훨훨 날아라~~!” 채 자라지도 못한 어린생명을 병으로 보낸 아이의 돌 반지였다 하네요.

이렇게 나눔의 대명사 ‘구세군(救世軍 : The Salvation Army)’은 1865년 영국의 감리교 목사인 ‘윌리엄 부스’와 그의 아내인 ‘캐서린 부스’가 창시한 개신교의 한 교파인데, 성직자를 사관, 신학교를 사관학교, 교인을 병사 또는 군우(軍友)라고 부르는 등, 군대식의 조직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이웃들에게 빵과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윌리엄부스의 이념에 따라 구세군에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파하는 전도와 사회적 약자를 섬기는 사회봉사 모두를 실천하고 있다 하는군요. 그리고 구세군 한국본영은 1928년 12월 서울 명동에 첫 자선냄비를 내걸고, ‘848환’을 모아 길거리 걸인들에게 죽을 끊여 먹인 이후, 93년 역사동안 어려운 이웃들을 많은 도와주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3년도에는 서울 중구 명동 예술극장 앞 자선냄비에 6800만원 상당의 무기명 채권이 들어왔지요. 이 채권은 2004년 2월27일 발행됐으며, 상환일은 2009년 8월 27일자인데, 한국구세군이 시중은행에 진위여부를 의뢰한 결과 이 채권은 진품으로 확인됐다고 합니다.

이 밖에도 우리 주위에는 남모르게 사랑을 아끼지 않는 분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우리도 이 차가운 세모에 행여 헐벗고 불우한 이가 없는지를 찾아보고, 나눔의 ‘공덕 짓기’에 함께 하면 어떨 까요!

단기 4354년, 불기 2565년, 서기 2021년, 원기 106년 12월 14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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