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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칼럼] 아름다운 청년의 결정..
오피니언

[덕산 칼럼] 아름다운 청년의 결정

김덕권 기자 duksan4037@daum.net 입력 2021/12/20 22:36 수정 2021.12.20 22:41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연일 득점포를 터뜨리며 한국인으로서 전설을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한국의 아들 손흥민 선수입니다.

지난 7월 23일 손흥민 선수는 토트넘과 2025년까지 4년 계약(주급 3억 1500만원)을 새로 체결하였습니다. 손흥민은 2015년 8월 바이어 레버쿠젠에서 합류한 이후 280경기에 출전해 107골 64도움을 기록하였지요.

토트넘의 손흥민(오른쪽)이 1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의 2021-2022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1라운드에서 왼발 슛으로 결승골을 터트리고 있다. 손흥민은 이날 EPL 개막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맨시티를 상대로 리그 1호골을 폭발하며 팀에 승리를 선물했다.
토트넘의 손흥민(오른쪽)이 1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의 2021-2022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1라운드에서 왼발 슛으로 결승골을 터트리고 있다. 손흥민은 이날 EPL 개막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맨시티를 상대로 리그 1호골을 폭발하며 팀에 승리를 선물했다.

2019년 12월 프리미어리그에서 번리와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넣은 놀라운 골은 올해의 최고 골과 프리미어리그 골로 ‘푸스카스 상’을 수상하여 세계적인 찬사를 받았습니다. 2020년 10월 프리미어리그에서 세 번째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 2020/21시즌 14골 콤비네이션인 해리 케인과 파트너 십으로 두 선수 모두 PFA 올해의 팀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아시아 최우수선수 6회, AFC 올해의 선수 3회, FA 올해의 선수 5회 등, ‘소니 손흥민’은 2014년과 2018년 월드컵에서 스트라이크를 포함해 27골을 넣으며 2018년 아시아경기 우승에 기여했지요. 그런데 지금의 그가 슈퍼스타가 되기까지는 든든한 조력자인 아버지가 있었습니다.

때로는 자상한 아버지로, 때로는 엄격한 호랑이 코치로 아들을 가르쳤고, 결국 아들을 최고의 축구선수로 키워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아들에게 축구만 가르친 게 아니었습니다. 아들에게 인성(人性)을 먼저 가르쳤고, 겸손한 삶의 자세와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을 함께 가르쳤습니다.

손흥민 선수가 내년 1월 춘천에 문을 열 예정인 체육공원도 아버지의 설득으로 시작됐습니다. “아들아, 170억으로 건물을 사면 우리는 앞으로 편하게 살 수 있다. 그렇지만 이 돈을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서 투자한다면, 그게 더 가치 있는 일일 것 같다.”

아들은 아버지의 권유에 망설이지 않고 동의했습니다. 그리고 축구 꿈나무들이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축구장 2면과 ‘풋살 장’ 2면, 족구장 1면 등의 시설을 갖춘 7만 1,000여㎡ 규모의 체육공원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땀과 노력으로 얻은 부를 자신과 가족들만을 위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와 그는 자신들을 위해 쓰기보다 이웃을 위해 베푸는 것을 선택한 것입니다.

자신의 힘들었던 과거를 기억하고, 아버지의 가르침을 따라 축구선수의 꿈을 키워가는 아이들을 돕기로 한 것입니다. 이 남자가 바로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축구 선수 손흥민 입니다.

누구에게나 작고 초라했던 과거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과거를 기억하고 초심을 잃지 않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어려운 환경 때문에 아이들이 꿈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축구 꿈나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만든 ‘손흥민 체육공원’ 초심을 기억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아름다운 결정을 하게 해준 아버지 손웅정 감독과 손흥민 부자를 우리 모두 응원하면 좋겠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사람을 돕는다.’고 했습니다. 독일의 철학자 칸트는 행복의 세 가지 조건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첫째, 할 일이 있고,/ 둘째,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셋째, 희망이 있다면, 그 사람은 지금 행복한 사람이다’라고 말입니다. 우리가 행복하지 않은 건 내가 가지고 있는 걸 누리고 감사하기보다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걸 탐내기 때문인 것입니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아끼고 사랑해야 합니다. 우리 남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나 스스로 행복을 느끼고 행복을 만들어 가면 그 결과,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퍼뜨리면 어떨까요?

행복은 향수와 같다고도 말합니다. 자신에게 먼저 뿌리지 않고서는 남에게 향기를 줄 수 없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멋진 사람보다는 따뜻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멋진 사람은 눈을 즐겁게 하지만, 따뜻한 사람은 마음을 데워 줍니다.

또한 잘난 사람보다는 진실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잘난 사람은 피하고 싶지만 진실한 사람은 곁에 두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입니다. 또 대단한 사람보다는 좋은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대단한 사람은 부담을 주지만, 좋은 사람은 행복을 주기 때문이지요.

<수희공덕(隨喜功德)>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잘한 일을 내가 잘 한 것처럼, 다른 사람의 좋은 일을 나의 좋은 일처럼 같이 따라 좋아하고 기뻐해주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것이 곧 나의 공덕이 된다는 말씀이지요.

<수희공덕>은 원래 《화엄경(華嚴經)》 <보현행원품>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보현보살이 세운 열 가지의 큰 서원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현보살은 지혜를 상징하는 문수보살과 함께 서가모니 부처님을 양쪽에서 보필하는 부처님이지요. 그런데 이 보현보살께서는 다음 열 가지 큰 서원으로 정진 적공에 힘쓰셨다고 합니다.

1) 모든 부처님께 예를 갖춰 공경을 하는 것, 2) 모든 부처님의 덕을 찬탄하는 것, 3) 모든 부처님께 최상의 공양을 올리는 것, 4) 그 동안의 업장을 참회 반성하는 것, 5) 모든 이들의 공덕을 함께 기뻐하고 좋아해 주는 것, 6) 부처님께 법륜 굴리기를 청하는 것, 7) 부처님께서 항상 세상에 머무르시기를 청하는 것, 8) 항상 부처님을 따라 배우는 것, 9) 중생들에게 자비 공양을 베푸는 것, 10) 모든 이들이 다 회향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수희공덕은 그중 다섯 번째 서원입니다. 우리 모두 손흥민 선수의 큰 공덕을 함께 기뻐하면, 우리도 수희공덕이라도 누리지 않겠는지요!

단기 4354년, 불기 2565년, 서기 2021년, 원기 106년 12월 21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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