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김재현 기자] 한동안 방송에서 보기 힘들었던 자연생태 다큐멘터리가 새해에 시청자를 만난다. 화담숲의 사계를 담은 KBS의 신년특집 ‘생명의 숲, 우리 곁에 서다’가 그것이다.
경기도 광주시 482미터 발이봉 기슭에 자리잡은 화담숲은 원래 자연지형을 최대한 살려 인공적으로 만든 생태숲이다. 계곡에는 일년 내내 물이 흐르게 하고 주변에는 소나무와 자작나무 같은 식물을 테마로 나눈 숲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나무와 풀이 다정하게 말을 건네는 숲, 화담.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이 숲을 뒤덮고, 여름에는 초록빛 신록이, 가을에는 붉은 단풍이, 겨울에는 하얀 눈꽃으로 뒤덮이는 숲의 사계를 카메라에 담았다.
■ 사람들 곁에서 함께 살아가는 생명들의 치열한 생존 드라마
5.2㎞의 산책로가 사람들의 공간이라면 그 주변의 계곡과 나무는 야생 동식물들의 영역이다. 지난봄, 고목 안에 비어있는 공간에는 산새들이 둥지를 틀고 계곡에는 물까마귀가 이끼집을 짓고 새끼를 키워냈다. 소나무 밑동에 집을 지은 말벌과 쪽동백나무에 집을 지은 뱀허물쌍살벌은 여름내내 애벌레를 키우며 습기와 전쟁을 벌였다. 그리고 도토리가 익어갈 무렵 새끼를 위해 필사적으로 나뭇가지를 부러뜨리는 도토리거위벌레의 생존전략까지. 화담숲에 사는 생물들의 치열한 생존드라마가 펼쳐진다.
4300여종의 식물이 자라는 화담숲은 다양한 식물의 보고다. 산에서조차 보기 힘든 붉은 찔레꽃이 군락을 이루고, 귀한 야생화들이 철마다 피어난다. 여름에는 7만여그루의 산수국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480여종의 다양한 단풍나무가 물드는 가을숲은 그 어디에서도 볼수 없는 화려한 모습을 선보인다. 야생동식물의 생태가 살아있는 화담숲은 인공숲의 가치과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 최초로 공개되는 숲속 생물들의 생태계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최초로 공개되는 올빼미가 바위 밑에 둥지를 튼 모습과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금강산귤빛부전나비의 먹이활동, 성체가 되어 짝짓기 과정을 담은 금강산귤빛부전나비 생태, 벙어리뻐꾸기의 산솔새 둥지에 탁란한 모습을 방송사상 최초로 소개한다.
또한 애반딧불이의 탄생과 먹이활동 등 생태, 폭우 속에서 온 몸에 비를 맞으며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면서도 둥지를 떠나지 않는 붉은머리오목눈이의 모성애, 수련(睡蓮)꽃의 잠자는 모습과 이른 아침 잠에서 깨어나는 모습을 미속 촬영하여 보여준 수련의 비밀, 도토리거위벌레 수컷들의 치열한 암컷 쟁탈전, 산란 등도 카메라에 담았다.
이 프로그램을 제작한 TV유니온(대표 PD 이원혁)의 안희구 PD는 “자연환경 파괴의 제1 주범으로 알려진 인간, 하지만 인간이 자연환경 복원의 주체가 될 수 있음을 이 프로그램에서 보여 주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신년특집 다큐멘터리는 1월 16일 화요일 밤 9시 40분 KBS1 TV를 통해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