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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한애자 장편소설 〖모델하우스〗제82회

한애자 기자 haj2010@hanmail.net 입력 2018/01/18 15:09 수정 2018.01.18 16:45

한애자 장편소설 〖모델하우스〗제82회

큰 바위 얼굴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인간에게 죽음에 이르는 병은 바로〈절망〉이라고 했다. 애춘을 죽음에 이르도록 절망케 한 것은 바로 자신이라고 시인하며 참회하기 시작하였다.

“휴…, 지독한 이기심, 살인자와 같은…!”

채성은 사나이로서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다. 두 여자가 너무도 불쌍했다. 그리고 애통한 듯 소리 내어 울었다.

“으흐흑…, 으흑흑….”

무대 위에서 섹스폰이 구슬픈 가락으로 연주되고 있었다. 그 소리는 빌 클린턴을 연상케 했다. 미국의 최고의 통치자! 그가 자주 섹스폰을 분다는 것과 그의 내면의 고독이 무엇일까 상상해 보았다. 한때 루머 속에 빌 클린턴이 등장되었지만 인간적인 연민과 함께 동일시되었다. 채성은 소리 없이 흐르는 눈물을 손수건으로 닦았다. 울고 나니 가슴이 좀 후련해진 듯하였다. 그 눈물이 이상하게 자신의 마음을 정화시키듯 가슴과 머리가 맑고 시원해졌다. 늘 송곳 같았던 날카로운 신경이 가라앉고 차분해지는 듯했다.

‘이봐, 마음이 울적하고 이 세상이 허무해질 때 꼭 한 번〈모델하우스〉에 들러주게나.’

언젠가 송문학에게 회사에 강연 초청을 부탁하였을 때, 자신에게 당부하던 말이 떠올랐다. 젊은 학창시절 그의 강압적이고 불타던 열정은 좀 수그러들고 침착하고 여유 있어 보였다.

채성은 가슴이 뛰었다. 새로운 삶에 대한 갈망이 치솟았다. 그에게 이중적인 삶에 대해서 청산하고 새로운 삶에 대한 갈망의 그림자는 늘 곁에 있었다. 그것은 송문학을 만났을 때나 전화를 받았을 때였다. 자신도 송문학처럼 사회를 위한 밝은 사업도 하고 뭔가 보람 있게 살고 싶었다. 남도 돕고 경건하고 착하게 그렇게 살고 싶었다.

“여러분! 우리 사회의 위기는 무엇입니까! 우리는 외환위기 이후 가정 해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이제는 걷잡을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모든 인성은 가정교육에서 형성되고 비롯됩니다. 그런데 가정해체가 심각하게 대두된 현시점에서 우리는 위기청소년의 문제를 사회적, 국가적 안목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검토해야 할 시기라 생각됩니다. 가정의 위기는 결손자녀, 학교폭력, 성폭력, 인터넷 중독, 청소년 범죄, 흡연, 음주, 가출… 등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방치할 경우 반사회적 범죄의 증가로 사회의 커다란 문제를 야기하게 됩니다. 저는 이러한 사회의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던 끝에 뜻이 맞는 동지들을 규합해〈모델하우스 센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이상적인 가정 모형과 현대인의 내부적 문제인 마음의 모델하우스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최대 이슈는 바로 내면의 의미 있는 모델하우스를 건설하는 것입니다….”

송문학은 매우 안타까워하며 열정적으로 힘주어 역설했다.

“가정에 인간 행복의 모든 요소가 들어있네. 이 나라의 가정은 날로 무너지고 있고 그것으로 인한 사회문제와 사회병리의 행태가 나타나고 있어!”

“그야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채성은 언제나 모범 답안 식으로 말하는 그가 답답하기만 했다. 정로만 걸어가는 사람! 곁길로 새서 세상도 좀 즐기고 그렇게 살았으면 좀 친밀감이 있으련만…. 그러나 채성은 송문학을 볼 때마다 참으로 부끄러웠다. 송문학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 그 길을 확신하며 나아가는 사람이다. 자신은 어렴풋이 그렇게 되었으면 하고 바랄뿐이지만 그는 현실로 뛰어들어 추진하고 의욕적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가정을 살려야 하네. 그 회복과 치유가 국가를 살리는 길이며 그것이 나의 사명이네!”

“난, 나 자신도 구제 못하는 어리석은 인간이네. 그런데 그것보다 똑똑한 영재들을 지원하고 인재를 양성하는데 쓰면 더 효과적일 것 같은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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