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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수 변호사, 경찰청 ‘소년부 불처분 결정 수사 자료 삭제 거부’에 대해 형실효법 위헌 판단 이끌어

김종용 기자 입력 2018/01/20 18:11 수정 2018.01.20 18:15

[뉴스프리존=김종용기자] 서울행정법원 제4부(재판장 김국현)는 지난 12일 양모 씨가 경찰청을 상대로 제기한 수사 경력 자료 삭제 거부 처분 취소 소송(2017구합66527)에서 경찰청이 삭제 거부의 근거로 내세운 형의 실효에 관한 법률(이하 ‘형실효법’) 제8조의 2는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하고 헌법재판소에 동 법률의 위헌심판을 제청하였다.

양모 씨를 대리한 박경수 변호사(법무법인 한중)에 따르면 양 씨는 2001년 폭행 혐의로 소년부 송치되었다가 소년부 판사로부터 ‘불처분 결정’을 받았다. 2016년 우연히 자신의 수사 경력 자료에 위 내용이 삭제되지 않고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양 씨는 경찰청에 자신의 수사 경력 자료를 삭제해 달라는 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경찰청은 ‘소년부 송치’ 처분의 경우 형실효법 제8조의 2에 삭제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삭제를 거부하였다.

그러자 양 씨는 수사 경력 자료 삭제 거부는 헌법상 평등의 원칙, 조리상 형평의 원칙에 명백히 위배된다며 소를 제기하였다.

이 사건 1심을 심리한 서울행정법원 제4부(재판장 김국현)는 2018년 1월 12일 수사 경력 자료 삭제 신청 거부의 법적 근거로 제시된 형실효법 제8조의 2는 소년부 송치에 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것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만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고 직권으로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을 제청하였다.

소년법 제2조에 따른 19세 미만의 소년에 대한 수사 경력 자료는 기소유예의 불기소 처분은 처분일로부터 3년 후 삭제, 혐의 없음, 공소권 없음, 죄가 안 됨의 불기소처분 및 법원의 무죄, 면소, 공소기각 판결, 공소기각 결정은 즉시 삭제하도록 정하고 있으나 ‘소년부 송치’ 처분의 경우 삭제하도록 정하고 있지 않다.

서울행정법원 제4부의 결정 이유에 의하면 소년보호절차에 관한 종국결정 중 ‘불처분 결정’이란 소년부 판사가 심리 결과 보호처분을 할 수 없거나 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하면 처분을 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하는 것인데, 형실효법 제8조의 2가 소년에 대한 고려나 종국결정의 종류에 관하여 구분함이 없이 소년부 송치로 수사가 종결된 사람에 대한 수사 경력 자료를 영구적으로 보존하도록 한 것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소년시절의 비행으로 인하여 소년부 송치 처분을 받은 사람이 성인이 된 후 수사 경력 자료의 삭제를 요청하는 경우에 종국처분 후 시간의 경과, 신청한 사람의 처분 후의 범죄 및 수사 경력 등을 고려함이 없이 일률적으로 삭제를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침해되는 사익이 공익보다 크다고 볼 수 있는 사례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형실효법 제8조의 2는 소년이 기소유예의 불기소처분을 받은 경우에는 처분일로부터 3년간 수사 경력 자료를 보존하도록 하고 보존 기간이 지나면 삭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반면 소년보호사건, 특히 심리불개시 결정과 불처분 결정에는 아무런 보존 기간을 정하지 않고 영구적으로 보존하도록 하고 있는데, 심리불개시 결정과 불처분 결정 역시 소년부 판사가 동일한 사항을 고려하여 결정하는 것이므로 어느 처분이 더 무겁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결정 이유를 설명하였다.

▲ 박경수변호사

위와 같은 이유로 재판부는 형실효법 제8조의 2가 위헌으로 볼 이유가 충분하다고 하면서 위헌심판 제청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의 위헌심판 제청 결정을 이끌어 낸 박경수 변호사는 “대단히 환영한다. 법의 공백으로 고통받았던 시민들을 구제해 주는 획기적 결정이다. 형실효법이 제정된 1980년 이래로 양 씨와 같이 소년부에 송치된 후 불처분 결정을 받았음에도 수사 경력 자료가 삭제되지 않고 남아 있는 사람이 상당히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그들이 구제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박경수 변호사는 해군법제과장, 국방부 조달본부 법무실장, 한국항공우주산업 법무실장 등 재직 경험을 토대로 정부 관련 행정사건에 조예가 깊다. 현재 서울 서초구 소재 법무법인 한중 구성원 변호사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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