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청년층 취업난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2011년 하반기부터 실업률이 하락하는 등 지표상의 개선 조짐은 일부 나타나 청년 고용률이 다소 개선되고 있어 보이나 일반 국민이 체감하는 청년층 일자리 문제의 심각성은 여전히 높아가고 있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는 “국내적으로 장기간의 경기침체로 인한 경기회복에 대한 불안감, 대기업들의 고용 없는 성장 등을 꼽을 수 있고 대외적으로는 신흥국 경기불안, 중국 경제 불안, 미국의 금리인상” 등의 요인이 상존해 우리나라 경기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보수적인 채용계획을 세우고 있어 취업난은 갈수록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다른 주요 원인으로는 학력 인플레이션 현상의 심화와 이에 상응하는 양질의 일자리 부족을 꼽을 수 있는데 우리나라 학력 인플레이션 현상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70%의 대학 진학률을 나타내고 있다.
급격한 대졸자의 공급 증가충격을 흡수할 만큼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구조적 인력 수요공급 상의 불일치가 심화되고 있다(교육통계연보, 각 연도). 이와 같은 다양한 취업난의 원인으로 청년실업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기업들은 자사에 적합한 인력을 찾을 수 없어 적정한 신규인력채용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같은 불일치(mismatch) 현상은 대학교육과 산업현장 요구와의 격차가 크며, 실제 산업현장에 적합한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기업인을 초빙교수로 활용하거나 실무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교과과정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고학력자가 70%를 넘어서는 상황에서 청년층은 자신의 학력수준에 부합한 직무보다 낮은 학력수준의 직무에 종사하는 직무 불일치에 직면하게 될 뿐만 아니라 전공과 직업 사이의 불일치 역시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을 야기 시키는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와 같은 불일치는 직무 및 스킬의 불일치, 전공과 직무의 불일치, 학력과 직무의 불일치로 구분할 수 있다.
직무불일치(job mismatch)는 학력불일치(qualification mismatch)와 스킬불일치(skill mismatch)의 관점으로 논의될 수 있다. 학력불일치는 “근로자가 취득한 최종 학력과 그의 직무에서 요구되는 학력 간의 불일치”이며 직무에서 요구하는 수준보다 본인의 교육수준이 높을 경우와, 직무에서 요구하는 수준보다 낮을 경우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스킬불일치는 “노동자가 보유하고 있는 스킬과 직무에서 요구되는 스킬 간의 불일치”를 생각해 볼 수 있다(OECD, 2011) 전공과 직무의 불일치는 과잉 혹은 과소 교육이 왜 존재하고 이것이 노동시장에 어떤 효과를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월등한 노동시장이론은 없지만 인적자본이론, 할당모형, 직무경쟁이론 등과 같은 다양한 노동시장이론을 통해 설명되고 있다. 이에 반해 노동시장에서 직업과 전공 사이에 불일치가 왜 존재하고 이것이 노동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설명하는 이론은 많지 않다.
OJT(On-the job training)를 통해 습득된 인적숙련은 기업특화숙련 (firm-specific skill), 직업특화 숙련(occupation-specific skill), 일반숙련(general skill)으로 나눌 수 있다.(1) 기업특화숙련은 그 기업에서만 사용될 수 있는 숙련을 의미하고, 직업특화숙련은 직업에 특화된 숙련을 의미하며, 일반 숙련은 어떤 직업이나 어떤 기업에서도 사용될 수 있는 숙련을 각각 의미한다. 따라서 어떤 숙련을 습득했는지에 따라 노동시장에서의 자유로운 이동(mobility)의 형태도 달라질 것이다. 기업특화숙련은 그 기업에서만 사용될 수 있는 숙련이기 때문에 이를 습득한 근로자는 기업 내에서의 상향 이동 가능성이 높지만 일반 숙련은 어떤 기업이나 직업에서도 사용될 수 있는 숙련이기 때문에 이를 습득한 사람은 기업 내에서 뿐만 아니라 기업들 간에도 이동 가능성이 높다. 이와 같이 습득한 숙련에 따라 노동시장에서의 이동 형태가 상이하게 나타나는 이유는 숙련에 따라 이전성(transferability)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업특화숙련이 기업 사이에서의 이동 가능성을 감소시키는 것은 다른 기업으로 숙련의 이전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며 일반 숙련이 다른 기업 및 기업 내에서의 이동성을 증가시키는 이유는 기업 내에서 뿐만 아니라 기업들 사이에서도 숙련의 이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이동성은 이전성과의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이전성에 따라 이동성의 범위는 증가된다.
직업특화숙련은 기업특화숙련과 일반숙련의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으나 두 숙련과는 확연히 다르다. 직업특화숙련은 고용주가 바뀌더라도 직업이 바뀌지 않는다면 완전하게 숙련 이전이 가능하고 이때 직업특화숙련은 일반적인 숙련과 같다. 그러나 직업이 바뀐다면 숙련이 이전될 수 없기 때문에 일반적인 숙련과는 완전히 다르게 된다. 직업특화숙련과 기업특화숙련은 직업을 바꾸거나 혹은 고용주를 바꿀 경우 이에 대한 투자수익이 감소할 뿐만 아니라 고용주가 바뀔 경우 고용주 특화숙련은 완전히 없어진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일반 직업특화숙련은 다른 직업을 택하더라도 숙련은 어느 정도 이전이 된다는 점에서는 기업특화숙련과 구별된다. 새로운 직업을 가지더라도 전 직업에서 쌓은 기업특화숙련의 인적자본은 어느 정도는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교육훈련은 특성화고에서나 대학에서는 일반 직업특화숙련에 대한 내용을 교육하고 기업에서는 OJT훈련을 통하여 기업특화숙련을 훈련하여 직무능력향상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우리나라 교육시스템은기업의 요구와 학교육간의 미스매치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OJT를 통해서도 숙련이 축적될 수 있지만 대학에서의 전공공부를 통해서 기업에서 요구하는 숙련이 축적될 수 있도록 교육방식의 혁신이 필요하다.
기업은 자신의 교육프로그램을 설정하고 대학은 융합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스킬(기술수준)을 향상하는 것이 직무불일치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이공계열은 다양한 공공훈련기관을 통해 직업훈련 재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나 인문계열, 법학계열, 예체능계열, 사회계열 등 비교적 취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졸업생에 대한 전략적 프로그램 개설 등의 재교육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역량제고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1)Robst, J.(2007). "Education and job match: The relatedness of college major and work". Economics of Education Review. 26. PP. 397-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