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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네버엔딩스토리’... ‘추모 뮤직비디오’ 감동..
사회

‘세월호 네버엔딩스토리’... ‘추모 뮤직비디오’ 감동

온라인뉴스 기자 입력 2015/06/01 13:27
유가족·시민이 함께 만들다
록밴드 ‘부활’의 곡 리메이크해 107일 동안 만들어
세월호 가족 25명·시민 등 모두 54명이 제작 참여
김태원씨에게 ‘7장의 손편지’ 보내 사용 동의 얻어
“보는 내내 하염없이 눈물” 누리꾼들 댓글 이어져
“그리워하면 언젠가 만나게 되는 / 어느 영화와 같은 일들이 이뤄져 가기를/
힘겨워한 날에 너를 지킬 수 없었던 / 아름다운 시절 속에 머문 그대이기에” (네버엔딩스토리 중)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이 함께 부른 부활의 ‘네버엔딩 스토리(Never ending story)’ 리메이크 뮤직비디오가 공개돼 화제를 낳고 있다.

오지숙 ‘리멤버416 대표’가 지난달 29일 유튜브에 공개한 뮤직비디오를 보면, 영상은 조용한 등굣길에서 시작된다. 이 길은 안산의 단원고등학교로 향한다. 텅 빈 운동장이 아이들의 빈자리를 대신 알려준다. 곧 단원고 2학년3반 고 최윤민 학생의 언니 최윤아씨가 등장한다. 최씨는 두 손을 마주잡고 떨리는 목소리로 “손 닿을 수 없는 저기 어딘가, 오늘도 넌 숨 쉬고 있지만” 라는 가사를 불렀다.

이어 잔잔히 흐르는 간주 뒤로 세월호 유가족들의 행복한 순간들이 담긴 사진이 겹쳐진다. 아이의 돌잔치, 촛불을 꽂은 생일케이크 앞에서 손으로 V를 그린 아이들, 아이들이 활짝 웃으며 찍은 가족사진 등이 연이어 등장했다. 마이크 앞에 선 2학년4반 고 김동혁군의 아버지 김영래씨의 눈가는 촉촉하다. 그는 “힘겨워한 날에 너를 지킬 수 없었던”이라는 가사를 부르면서 눈물을 삼켰다. 사진으로 등장한 어린 동혁군은 손가락 세 개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제작자 오지숙씨가 ‘네버엔딩스토리’의 원곡자인 록밴드 부활의 김태원씨에게 쓴 손편지.
영상에 소개된 사진을 모았던 2학년6반 고 이영만군의 어머니 이미경씨는 “영상에 보여지는 많은 사진처럼 열달을 기다린 소중한 아이를 감격으로 맞던 순간과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를 보며 대견해 하던 때가 있었다”며 “사진처럼 행복할 때가 있었지만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는 이웃이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세월호 추모곡으로 리메이크된 ‘네버엔딩 스토리’는 세월호 가족 25명과 평화의 나무 합창단, 일반 시민 등 총 54명이 함께 불렀다. 이들은 합창 부분의 가사를 부르다 연신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70여명의 유가족이 모은 1000여장의 사진이 세월호 선체 형상을 이루면서 영상은 끝이 난다. 뮤직비디오 제작부터 섭외까지 총괄한 오 대표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유가족분들이 이 노래를 듣고 부르면서 위로가 되길 바랐고, 이 작업은 새로운 기억 투쟁”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사진=세월호 추모 뮤비 ‘네버엔딩스토리’의 한 장면. 영상 갈무리

이 프로젝트는 지난 2월 시작됐다. 오 대표는 “평소 좋아하는 부활의 ’네버엔딩 스토리’를 듣다가 노래 가사가 가족을 잃은 세월호 가족들의 이야기인 것 같았다”며 “이 노래를 가족을 잃은 분들의 아픔을 전하는 뮤직비디오로 만들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오 대표는 원곡자인 록밴드 부활 리더 김태원씨에게 7장의 편지를 적어 보냈다. 그는 편지에 “자식과 같은 마음으로 만드신 ‘네버엔딩 스토리’를 자식을 잃은 분들을 위로하는 노래 로 사용하고 싶습니다. 부디 허락해주십시오”라고 적었다. 한달 뒤인 지난 3월20일, 김태원씨가 싸인한 저작물 사용동의서가 오 대표의 손에 도착했다.

제작비는 시민들의 주머니에서 나왔다. 3회에 걸쳐 2000여만원이 모였다. 연출은 김철민 다큐창작소 대표가 맡았고, 편곡은 윤영준 CBS 음악감독이 참여했다.

사진=세월호 추모 뮤비 ‘네버엔딩스토리’의 한 장면. 영상 갈무리
107일에 걸쳐 완성된 이 뮤직비디오는 지난달 29일 서울시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8분13초 분량의 이 영상은 같은날 밤, 유튜브에 ‘네버엔딩 스토리’라는 제목으로 올랐다. (▶ 관련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58Thex2N4HM&sns=fb)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요. 반드시 이 슬픔이 치유될 날이 올 겁니다. 그 날을 맞기 위해 함께 합니다. 눈물이 주룩주룩” (Sun****) “보는 내내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지금 우리들의 평범한 일상과 똑같은 이분들의 추억이 담겨있네요. 죄송스럽습니다. 끝까지 밝혀 다시는 이런 아픔이 없도록 해야 겠지요” (김**) “잘 봤습니다. 방에서 혼자 보길 잘했네요. 이불 뒤집어 쓰고 한참을 울었어요” (구**) “꼭 다시 만나시기를, 그 그리움이 삶의 거룩한 지표가 되시길 기도합니다” (du***) 등의 댓글을 연이어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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