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뉴스프리존

[덕산 김덕권 칼럼] 이브의 반란..
오피니언

[덕산 김덕권 칼럼] 이브의 반란

김덕권 기자 duksan4037@daum.net 입력 2018/01/31 11:13 수정 2018.02.01 08:09

이브의 반란

▲ 김덕권 칼럼니스트

사람이 저지르지 말아야할 패악(悖惡)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그건 아무래도 인권(人權)의 침해가 아닐까요? 그런데 그 인권의 침해가운데 제 생각에는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듭니다. 지난 연말 전 세계적으로 ‘미투 캠페인’이 들불처럼 일었습니다. 이 운동은 SNS에 ‘나도 피해자(me too)’라며 자신이 겪은 성범죄를 고백하고 그 심각성을 알리는 캠페인입니다.

이 ‘미 투 운동’은 미국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제작자인 하비 웨인스타인이 여성 배우와 자신의 회사 여성 직원들을 상대로 30년간 성추행을 일삼았다는 사실이 파문을 낳은 가운데 배우이자 가수인 알리사 밀라노(Alyssa Milano)가 제안하며 시작됐습니다. 성범죄를 당한 모든 여성이 ‘나도 피해자’라고 알린다면 주변에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있는지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이브의 반란’이지요.

알리사 밀라노가 ‘미투 캠페인’을 제안한지 24시간 만에 약 50만 명이 넘는 사람이 리트윗하며 지지를 표했습니다. 그리고 8만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Me Too’ 해시태그를 달아 자신이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을 당한 경험담을 폭로했습니다.

특히 지난 1월 초 제75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오프라 윈프리’가 ‘평생공로상(Cecil B. DeMille)’을 받으며, 성(性) 평등에 대한 드라마틱한 퍼포먼스와 수상소감이 이어져 다른 해보다 더 뜻 깊은 시상식이 되었습니다. 이번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 참여한 많은 스타가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연대의 의미로 검은색 옷을 입었습니다.

여배우들은 검은색 드레스를 입었고 남자 배우들은 ‘타임즈 업(때가 되었다)’라고 적힌 배지를 차거나 양복 안에 검은 셔츠를 입고 있었습니다. <타임즈 업>은 할리우드 내 성희롱 문제를 퇴치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로 여성 배우 · 작가 · 감독 · 프로듀서 등 300명이 넘는 할리우드 여성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많은 수상자가 수상소감에서 자신의 성추행 사건을 용기 있게 밝힌 ‘MeToㅇ운동’에 대해 언급했지요.

이중에서도 오프라 윈프리의 수상소감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오프라 윈프리는 “제가 이 상을 받은 첫 번째 흑인 여성이라는 것을 지켜보고 있는 소녀들이 있습니다. (중략) 진실은 우리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용기 있게 털어놓은 여성들이 자랑스럽습니다. 그동안 진실을 말하기 힘들었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끝났습니다. 힘든 시간을 견뎌낸 모든 여성들에게 감사합니다.”

실제로 성폭행 피해자이기도 했던 오프라 윈프리의 수상소감은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그 여파인지는 몰라도 현재 미국에서 그녀를 차기 대통령으로 추대하자는 의견이 SNS를 휩쓸고 있을 정도이니 ‘이브의 반란’이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엊그제 1월 29일 JTBC 뉴스 룸에는 현직 여검사가 법무부 고위 관계자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후 인사 불이익을 받았다는 글을 올린 후, 정식 인터뷰를 해 엄청난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뉴스에 따르면 이 여성검사는 “2010년 10월30일 한 장례식장에서 법무부 장관을 수행한 당시 법무부 간부 안모 검사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했다.”

그리고 “이루 말할 수 없는 모욕감과 수치심을 느꼈으나 당시만 해도 성추행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운 검찰 분위기, 성추행 사실이 언론에 보도될 경우 검찰의 이미지 실추, 피해자에게 가해질 2차 피해 등을 이유로 고민하던 중, 당시 소속 청 간부들을 통해 사과를 받기로 하는 선에서 정리가 됐다”고 폭로를 했습니다.

이어 “나는 평범하게 일하는 검사이고, 내가 겪은 일련의 일들은 부당하다고 법무부 등에 의사를 표시해보기도 했다. 그러나 내가 들은 답변은 ‘검사 생활 얼마나 더 하고 싶냐, 검사 생활 오래하고 싶으면 조용히 상사 평가나 잘 받아라.’라는 것뿐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여성검사는 끝으로 여성들의 성추행 고발운동 ‘미투(Me too)’를 거론하면서 “한 흑인 여성의 작은 외침이었던 ‘미 투 운동’이 전 세상을 울리는 큰 경종이 되는 것을 보면서 더 이상 침묵하지 않고 검찰 스스로 내부로부터의 개혁을 이룰 수 있는 작은 소망으로 힘겹게 글을 쓰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 후 이 여성검사는 안 모 검사로부터 어떤 사과나 연락도 받지 못한 채 평범하게 업무를 하며 지냈으나, 어느 날 사무 감사에서 다수 사건에 대해 지적을 받고, 검찰총장의 경고를 받아 전결권을 박탈당한 후 인사 발령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사자인 안모검사는 이에 대해 “사실관계가 정확히 확인되면 다시 입장을 말씀드리겠다. 다만 그 일과 관련해 사과요구를 받은 일은 없으며, 해당 검사에 불이익을 줬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변명을 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검찰청 관계자는 “현재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이런 일들이 검찰내부에 빈번하다고 이야기 합니다. 뿐만 아니랍니다. 더 심한 성 폭행 까지도 이루어 졌고, 덮어지는 일도 있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이는 검찰이라는 집단이 얼마나 썩어 있고 자신들 만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서 온갖 더러운 비리들이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요?

이렇게 국민을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수사하고, 때로는 국민들을 대상으로 억울한 일들이 검찰이 내부에서도 자행되고, 힘없는 국민들을 상대로도 성범죄가 일어나고 있으니 검찰 조직 내에 쌓여 있는 적폐를 자신들의 힘으로 청산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세상에 혹 선한 사람이 잘못 사는 수가 있고, 악한 사람이 도리어 잘 사는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생에는 비록 선하여도 전생에 악업(惡業)이 남아 있으면 그 과보(果報)는 받아야 하고, 현재에는 비록 악하여도 전생의 선업(善業)이 남아 있으면 그 과보는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인과의 법칙입니다.

이제 패악을 저지른 안모 검사와 이 사건을 덮으려 했던 당시 검찰국장인 한국당의 최모 국회의원은 지금이라도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 여성검사에게 사과하고 당연히 지금 누리는 자리에서 내려와야 합니다. 만약 뻔뻔스럽게 저지른 죄를 부인하고 미꾸라지처럼 빠져 나가려 하면 진리의 제제를 받을 날이 결코 멀지는 않을 것입니다. 여성이 약하다고 누가 말했을까요? 이제는 시대가 변했습니다. 이브의 반란을 일으킨 서모검사의 용기에 경의를 표합니다. 이제 이 세상에 더 이상 성범죄가 발붙일 곳은 없지 않을 까요!

단기 4351년, 불기 2562년, 서기 2018년, 원기 103년 1월 31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