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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 산 김 덕 권] 문화계도 미투..
오피니언

[덕 산 김 덕 권] 문화계도 미투

김덕권 기자 duksan4037@daum.net 입력 2018/02/08 06:44 수정 2018.02.09 18:37
문화의 적폐, 괴물, 최영미,. ‘문화계도 미투!’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는’ 부끄럽다.
▲덕산 김덕권칼럼니스트, 원불교문인회장

문화계도 미투

법조계에서 시작된 ‘미투운동’이 이제는 문화계에서도 튀어나오고 있는 모양입니다. 이것이 비단 문화계뿐이겠습니까? 어쩌면 사회 전체에 독버섯처럼 퍼져 있는지도 모릅니다. 저도 오랜 시간 [원불교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한 적이 있어 2월 6일 저녁 뉴스를 보다가 소스라치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모름지기 한 단체의 책임을 진 사람이나 중진들은 몸가짐을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큰 재앙을 당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제가 여러 단체의 장을 역임했지만 당시에는 저를 보좌하는 여직원과는 지방출장을 가도 따로따로 다녔습니다. 왜냐하면 혹 사람들에게 의혹의 눈초리를 받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만큼 지도자가 몸가짐을 가볍게 가지면 재앙을 초래할 수 있기 쉽습니다.

엊그제 방송에 출연한 최영미 시인의 폭로는 가히 충격이었습니다. ‘문화계도 미투!’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는’ 이 보도의 타이틀입니다. 최영미 시인(57)이 계간 ‘황해문화’ 지난해 겨울 호에 게재한 ‘괴물’이라는 제목의 시가 지금 온라인을 달구고 있습니다. 그 시 전문을 올려 봅니다.

<괴물> -최영미-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 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 K의 충고를 깜박 잊고 En선생 옆에 앉았다가/ Me too/ 동생에게 빌린 실크 정장 상의가 구겨졌다

몇 년 뒤, 어느 출판사 망년회에서/ 옆에 앉은 유부녀 편집자를 주무르는 En을 보고,/ 내가 소리쳤다/ “이 교활한 늙은이야!”/ 감히 삼십년 선배를 들이받고 나는 도망쳤다/ En이 내게 맥주잔이라도 던지면/ 새로 산 검정색 조끼가 더러워질까봐/ 코트자락 휘날리며 마포의 음식점을 나왔는데, 100권의 시집을 펴낸/ “En은 수도꼭지야. 틀면 나오거든/ 그런데 그 물이 똥물이지 뭐니”/ (우리끼리 있을 때) 그를 씹은 소설가 박 선생도/ En의 몸집이 커져 괴물이 되자 입을 다물었다/ 자기들이 먹는 물이 똥물인지도 모르는/ 불쌍한 대중들 노털상 후보로 En의 이름이 거론될 때마다/ En이 노털상을 받는 일이 정말 일어난다면,/ 이 나라를 떠나야지/ 이런 더러운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아/ 괴물을 키운 뒤에 어떻게 괴물을 잡아야 하나」 문제가 된 작가의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삼십 년 선배’ ‘100권의 시집을 펴낸’ ‘노털상 후보로 En의 이름이 거론될 때마다’라며 암시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누구인지는 짐작이 갔습니다. 당사자로 지목된 원로 시인은 “30년 전 일이라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후배 문인을 격려하는 취지에서 한 행동이 오늘날 성희롱으로 규정된다면 잘못된 행동이라 생각하고 뉘우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대해 최영미 시인은 이날 방송에 출연해 “구차한 변명이다. 상습범이다. 너무나 많이 성추행하는 것을 목격했고 피해자가 셀 수 없이 많다”고 반박했습니다. 최 시인은 이어 “(문단에서) 나를 성희롱 성추행한 사람도 수십 명이었다”며 “독신의 젊은 여성이 그들의 타깃으로, 성적인 요구를 거절하면 원고 청탁을 하지 않고 비평도 실어주지 않는 방식으로 복수해 작가 생명이 끝나게 만든다.”고 덧붙였습니다.

트위터 계정에는 “문학이란 이름으로 입 냄새, 술 냄새, 담배 절은 내 풍기는 역겨운 입들. 계속해서 다양한 폭로와 논의와 담론이 나와야 한다.” “그분 말고도 이미 거물, 괴물이 된 작가들의 행태는 끼리끼리 두둔하며 감춰져 왔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성추문 전력이 있는 감태준 시인(71)이 신임 한국시인협회장으로 선출된 사실이 며칠 전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네요. 감시인은 2007년 중앙대 교수로 재직할 당시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논란으로 해임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하네요. 이후 감시인은 해임처분 취소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습니다. 이에 앞서 2016년에는 트위터를 통해 성폭력 문인을 실명으로 고발하는 일이 이어져 시인과 소설가 10여 명이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영화계에서는 여성 영화감독 B 씨가 2015년 영화감독 A 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최근 페이스북에 ‘#미투’를 달고 폭로했습니다. A 씨는 술에 취해 B 씨에게 유사성행위를 했고, 뒤늦게 이를 안 B 씨는 준 유사강간 혐의로 A 씨를 고소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A 씨에게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그 후, 한국영화감독조합은 A 씨를 2월 6일 제명했습니다.

민주평화당 유성엽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실에 따르면, 지난해 영화진흥위원회가 영화계 성폭력 실태조사를 한 결과 여성 응답자 391명 가운데 11.5%가 강제 성관계를 요구받았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성폭력 피해 사례 가운데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평가, 음담패설이 35.1%로 가장 많았습니다. 술을 따르게 하거나 옆자리에 앉도록 강요하고(29.7%), 가해자가 가슴 엉덩이 등 특정 신체 부위를 응시한 경우(26.4%)도 상당수였습니다.

어떻습니까? 인격(人格)이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사람의 됨됨이 아닌가요? 그 됨됨이가 잘못 되었다면 그건 아마 인격에 장애가 있음을 말하는 것이라 생각 됩니다. 인격 장애는 한 사람의 인격적 특성이 그의 사회적 · 직업적 역할을 매우 손상시킬 정도로 강조되어 나타나난다고 합니다. 인격 장애에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중요시되는 인격 장애는 반사회적 인격 장애입니다.

반사회적 인격 장애는 주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반사회적 행동을 습관적으로 계속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사회범죄의 상당부분을 이런 사람들이 저지르며, 또 범행의 소지가 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노벨상을 타고, 사회의 저명인사가 되어도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가진 범법자는 ‘문화계도 미투’를 통해 퇴출시켜야 하는 것이 아닌지요!

단기 4351년, 불기 2562년, 서기 2018년, 원기 103년 2월 8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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