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북한 근로자들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국산 초코파이와 라면이 최근 자취를 감춘 것으로 8일 전해졌다. 대신 북한산 초코파이와 라면이 그 자리를 채우기 시작했다.
개성공단 입주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북측은 지난해부터 국산 초코파이나 라면 대신 북한산 초코파이(겹단설기·사진)와 라면(즉석국수) 등을 입주 기업들이 구매해 북한 근로자들에게 지급해 달라고 압박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8일 “북측의 압박은 올해 3월부터는 거부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며 “결국 기업들이 하나둘 북측 요구를 수용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북측 제품을 현지에서 실제 접해본 입주업체 관계자는 “북한 초코파이 등은 당연히 포장이나 품질 면에서 국산보다 떨어지지 않겠느냐”며 “할 수 없이 북한 당국의 요구를 수용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입주 기업들은 그동안 북한 근로자들에게 ‘노보물자(노동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라면과 초코파이 등을 지급해 왔다. 낮은 임금을 보전하는 현물 인센티브 성격도 담겨 있었다. 하지만 북측 물품을 구매하라는 압박을 입주업체들이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국산 물자를 공급해 오던 현지 남측 영업소 50여 개도 줄줄이 도산할 위기에 처했다. 이런 압박은 올 초 본격화된 임금 인상 갈등을 계기로 심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개성공단 소식통은 “일부 입주업체는 할 수 없이 북측으로부터 초코파이와 라면을 구매해 북한 노동자들에게 제공한다”며 “북한 당국이 이 가운데 일부 북한산 물품을 북측 근로자로부터 다시 거둬들인 뒤 되파는 일명 ‘돌림빵’ 현상까지도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