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가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한 것은 최근 경기회복 속도가 더딘데다 메르스(MERSㆍ중동호흡기증후군)로 인한 경제 타격이 예상보다 크기 때문이다. 선제적인 통화정책을 취하지 않으면 자칫 잘못하다가는 성장경로가 한은의 예측치를 벗어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 총재는 올 2분기가 경기회복세의 확산 또는 부진을 판가름할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각종 5월 판매속보치를 보면 일부 지표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부진한 경기양상을 보였다. 게다가 내수부진을 떠받치던 수출도 하락세로 돌아선지 5개월째라는 점도 이번 금리인하의 배경 중 하나다.
이날 한은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섬에 따라 정부도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경기부양에 나설지 주목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안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시간적 여유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으로 인해 은행 등 금융권의 예금·대출 금리 인하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 한은의 금리인하로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도 나오고 있다. 최근 세차례의 기준금리 인하와 부동산 규제 완화로 가계부채가 이미 1100조원을 훌쩍 넘은 상태여서 가계부채 문제가 한국 금융시장의 심각한 잠재적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작년 말부터 단행된 기준금리 인하와 부동산 규제 완화로 인해 가계부채는 1천100조원 선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상승으로 한미 양국 간 금리차가 좁혀졌고 금리 수준이 역전된 경우도 나타나고 있어 자본유출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