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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의사 죽고 살린 '속보 경쟁’ 언론의 중심잃어..
사회

메르스 의사 죽고 살린 '속보 경쟁’ 언론의 중심잃어

김현태 기자 입력 2015/06/12 08:11

메르스 의사의 뇌사 소식이 오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한 매체는 11일 오후 서울시의 한 관계자의 말을 빌어 일명 메르스 의사로 불리는 A씨가 뇌 활동이 모두 정지돼 가족들에게 장례 절차를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후 한 매체는 서울대병원 임종필 홍보팀장의 말을 빌려 “불안정한 상태일 뿐이지 사망이나 뇌사 소식은 모두 오보”라고 보도했다.
메르스 의사의 상태를 두고 11일 저녁이 혼란에 휩싸였다. 메르스 의사의 현재 상황에 대한 보도가 엇갈렸기 때문이다. 

 

11일 저녁 한 언론에서는 삼성서울병원 의사인 35번 환자의 상태를 '뇌사'라고 단독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메르스 의사로 알려진 35번 환자가 뇌사상태에 빠져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알렸다.

 

한국일보는 11일 오후 6시 33분 '[단독] "메르스 감염 삼성서울병원 의사 뇌사"'라고 기사를 썼고, 이 기사는 순식간에 일파만파로 퍼져 큰 충격을 줬다. 

 

메르스 의사가 38세 남자였던 점, 지병은 알레르기성 비염만을 갖고 있던 점이 부각되면서 고령의 호흡기 기저질환을 가진 메르스 확진환자만이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던 상황이 크게 요동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또한 35번 환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긴급브리핑에서 언급하면서 다른 환자들에 비해 외부로 많이 알려져 있던 터라 한국일보의 보도는 더 큰 혼란을 불러왔다.

 

한국일보의 기사가 확대, 재생산된 뒤 YTN은 메르스 의사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YTN은 '메르스 감염 삼성병원 의사 사망'이라는 자막을 통해 속보를 전달했다. 뇌사 상태에서 사망으로 상황이 바뀌면서 인터넷 커뮤니티는 메르스 의사의 명복을 비는 글들이 한때 빠르게 올라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YTN의 보도 또한 오보로 알려졌다. 

 

35번 환자가 입원 중인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호흡기와 에크모(체외 혈액순환기)를 부착한 상태며, 장치 부착 이후엔 안정적인 상태"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뇌사 상태는 아니라고도 전했다.

 

보건복지부 역시 "현재 호흡 곤란이 있어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이 위급한 상황은 아님을 주치의를 통해 확인했다"고 뇌사사망 논란을 일축했다. 

 

단독 '뇌사' 기사를 냈던 한국일보는 11일 밤 11시 45분께 "'뇌사라는 표현으로 가족과 독자 여러분께 걱정을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오보에 대해 사과했다.

 

'사망' 기사를 냈던 YTN 역시 보건복지부 반박 발표 이후 곧바로 오보를 인정했다.

 

메르스 의사를 둘러싼 오보 사건은 언론의 지나친 속보 경쟁이 불러온 일이라는 지적이다.

 

언론 보도가 정확하지 않을 경우, 이를 읽는 독자나 시청자들에게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특히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가 활성화 돼있는 상황에서 정보는 순식간이라고 할 만큼 빠르게 퍼져나간다. 그 정보가 잘못됐을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메르스에 대한 관심이 높고, 국민들의 불안도 여전한 상태다. 국민에게 빠른 정보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언론으로선 당연한 책무다. 하지만 정확성이 담보되지 않은 빠른 기사는 큰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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