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전파의 ‘제2 진원지’가 된 삼성서울병원이 결국 병원을 ‘부분 폐쇄’ 했다. 외래 및 입원, 응급실 진료가 이날부터 전면 제한된다. 수술도 응급 상황을 제외하고 모두 중단할 방침이다. 입원환자를 찾는 모든 방문객도 제한한다.
[서울= 연합통신넷, 김현태 심종완기자] 여론이 박원순 시장에게 몰리자 일국의 부총리란 사람이 한 변명치고는 너무 치졸하다. 그게 그렇게도 중요한가? 본질은 이 정부의 무능이다. 공개한 정보도 엉터리여서 종편마저 씹고 있다. 세상에 '여의도구'가 뭔가? 거기에다 잘못된 병원 이름, 지역...심지어는 기본적인 맞춤법까지 틀렸다. 가히 이정부의 수준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메르스를 메르시라고 글 내내 적었던 coma가 맞춤범을 말하는 것이 참 우습지 않은가?
나중에 삼성병원에서 확진환자가 계속 나오자 국민들은 박원순 시장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여 주었다. 본질은 외면하고 ‘박원순 죽이기’에 나선 종편들이나 정부 관료들이나 도진개진이다. 이곳 아고라에도 박원순 못 잡아 먹어 환장하는 사람들이 몇 있다.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부러우면 진 거야.”
coma가 제대로 반론도 못하면서, 늘 댓글로 내게 관심을 가지는데 내 글쓰기가 부럽나?
박시장에게 전폭적 지지? 아마 그 지지가 약 2주후면 호들갑 기자회견과 국민 불안 증폭이라는 비난으로 바뀔 것이다.
<관저의 100시간>(기무라 히데아키 지음·정문주 옮김·후마니타스). 일본 3·11 대지진이 발생한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46분부터 이후 100시간을 다룬 책이다. 3·11 대지진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이어지는 동안 일본 정부는 무능했다. 최악의 국가재난 앞에서 위기대응 시스템은 완전히 마비됐다. 지진으로 생긴 쓰나미가 원전을 마비시키면서 원전은 노심융용 상태에 빠지고, 원자로 안의 수증기가 폭발하면서 원자로의 콘크리트 외벽은 무너져 내렸다. 총리가 원전의 수소폭발 가능성을 묻자 원자력안전위원장은 “그럴 가능성은 없다, 수소는 없다”고 하다가, 잠시 후에는 “수소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고 한다. 이들은 결국 텔레비전 뉴스로 폭발을 알게 된다. 최초 재난 발생 이후 100시간 동안 일본 정부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도미노처럼 이어지는 재난에 속수무책이었다.
재난 대처 수평적 협력관계가 바람직
중앙정부의 무능함은 피해를 확대했다. 사망자·실종자 2만명, 피난민이 33만명이었다. 그나마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데에는 지자체의 역할이 있었다. 임승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가 및 지방정부 간 위기관리 협력체계에 관한 연구>(2013)에서 일본의 지자체 간 스크럼 체계가 그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이유라고 분석했다. 임승빈 교수는 이를 바탕으로 재해에 대해서는 수직적 협력체계가 아니라 수평적 협력체계 모델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의 협력체계가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하는 수직적 지원이었다면, 향후 협력체계는 분권시대에 알맞은 지자체 간 연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동일본 대지진 위기관리에 대한 일본의 사례를 살펴보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협력체계 구축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11 대지진을 계기로 일본에서는 ‘국가와 지방의 협의의 장’이라는 법률이 제정됐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국가정책의 기획, 입안 및 실시에서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국가정책의 기획, 입안 및 실시에 관하여 관계 각 대신 및 도·도·부·현 지사, 도·도·부·현 의회의 의장, 시의회의 의장, 도시와 정촌장 및 정촌 의회 의장의 전국적 연합조직 대표자가 협의를 실시하고 나아가 지역주권 개혁의 추진 및 국가의 지방자치단체 정책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추진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중앙정부의 무능이 극명하게 드러난 재난상황에서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3·11 동일본 대지진의 교훈이 반영된 법률이다.
박 시장 차기 지도자 선호도 급상승
한국은 국가재난이나 위기상황 시 중앙정부가 전권을 행사해 왔다. 지자체는 해당 지역의 국지적 사건에 해당될 때만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2003년 중국에서만 235명의 사망자를 낸 사스가 한국에 상륙했을 때, 컨트롤타워는 국무총리 직속 중앙부처 합동으로 이루어졌다. 당시 선제적인 대응으로 1명의 사망자도 내지 않아 한국은 사스 예방 모범국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12년이 지난 지금, 메르스 앞에서 한국 정부는 속수무책이다. 정부가 컨트롤타워 없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지자체장들이 전면에 나섰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시작으로 안희정 충남도지사,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은 각 지역의 메르스 재난안전대책본부장을 자임하며 나섰다.
중앙정부의 무능한 위기관리 능력과 대비돼, 지자체의 대응이 부각되는 것은 2011년 3·11 동일본 대지진을 떠오르게 한다. 지난 5월 30일 이후 6월 12일 현재까지 서울시 행정문서 중 메르스로 검색해서 나오는 문건만 3928건이다. 문서의 양으로만 대책 효과를 따질 수는 없지만, 서울시가 그만큼 메르스 대책에 총력을 기울인 건 사실이라는 방증이다. 6월 4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메르스에 걸린 것으로 의심되는 의사가 1500여명과 접촉했다는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정보공개를 안 한다며 비판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정부를 비판한다며 반박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갈등을 빚는 모양새가 이어지면서 박 시장이 차기 대권주자로서 자신을 부각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그러나 3일 후인 6월 7일 보건복지부와 서울시, 경기도 등 4개 지방자치단체는 메르스 국면을 함께 해결하기로 협의했다. 보건복지부 장관, 서울시장, 경기도지사, 대전시장, 충남도지사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메르스 총력 대응을 위한 협력 합의사항’을 통해 5가지 안에 합의했다. 박 시장의 지지도는 급상승했다. 6월 12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박원순 시장은 17%로 1위를 차지했다. 정부가 병원 정보공개를 미루는 사이 메르스 사태에서 서울시 방역대책본부장을 자처하며 적극적으로 대처한 것이 지지율을 끌어올린 것이다. 박원순 시장은 올해 들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 밀려 3위를 유지하는 정도였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대응도 주목을 받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기자회견을 한 6월 4일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도청 회의실에서 메르스 관련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 자신이 직접 메르스 관리 책임을 맡겠다는 뜻을 밝히며 충남도 메르스 관리대책본부 지휘권을 행사했다. 안 지사는 가장 먼저 “메르스 진료병원을 응원하자”며 의료진 응원론을 펼쳐 의료진 전체에 대한 불신을 불식시키고 신뢰도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 메르스가 병원에서 확산되면서 사회적으로 의료진에 대한 비난과 원망이 팽배했는데, 이를 완화시킨 것은 그 의미가 작지 않았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여야를 넘나드는 행보로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의 갈등 조정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6월 5일 남경필 지사는 경기도청을 방문한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에게 메르스 해결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강조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권선택 대전광역시장이 만나 정부와 지자체 간 협력을 이끌어낸 데에도 남 지사의 역할이 컸다.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지자체장 리더십의 한계가 정설처럼 이야기돼 왔다. 지자체장은 여의도 정치에 소외돼 있어 잊혀지기 쉬우며, 지자체장 중 인지도를 높여 대선에 성공한 사례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 지자체장들이 야권의 차기 주자로 거론되면서 지자체장 리더십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일반 유권자 입장에서 보면 메르스가 확산되고 정부의 대응이 신뢰가 안 가면서 기댈 곳이 없었다. 그러나 박원순 서울시장을 중심으로 지자체장들이 리더십을 보여주자 기대감을 갖게 됐다. 특히 박 시장의 경우 사회적 경제·협동조합이라는 것 외에 대권주자로서의 이미지를 강화시킬 요소를 찾지 못했는데 이번 메르스 대응을 계기로 박 시장이 꼼꼼하게 국민들을 챙기고 있다는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자체 자체적 해결에 애로사항 많아
그러나 단순히 지자체장의 리더십 부각에 주목하기보다는 지자체의 권한을 강화하는 것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메르스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려 해도 자원부족의 벽이 너무 높다고 말했다.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해결을 하려고 해도 병원시설도 적고 애로사항이 많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직접 관할하면서 예산에 대한 우려는 좀 덜어냈으나 위기대응·재난대처에서 예산 확보 또한 어려운 일이다. 중앙정부와의 협조가 시스템적으로 좀 더 원활하게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 또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재난대응이 중앙정부의 위임사무처럼 규정돼 있는데 지자체 고유의 권한을 높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자체의 역할이 중앙정부의 위임사무 관리로 규정돼 있다. 이는 지방자치라는 원래의 뜻하고도 위배된다. 지자체가 그런 부분에 대해서 각자의 역량을 높여야 하고 또 그래야 지방정부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각도 달라져 중앙정부에 우리의 권한을 요청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미래 재난은 복합재난의 성격이 강한 만큼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의 긴밀한 공조는 더욱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메르스 확산을 비롯해 미세먼지, 황사 등 미래 재난은 불확실성을 기반으로 자연재해와 인재, 신종재해 등이 뒤섞여 있다. 그러나 재난관리는 여전히 부처별·지역별로 나눠져 있어 신속한 대응을 하기 어려운 게 구조적 현실이다.
정상호 서원대 교수는 이번 지자체장의 대응은 박근혜 정부의 무능을 여실하게 보여주면서 지자체장이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를 중앙정부의 무능을 비판하는 데 그치지 말고, 이를 시작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협업적 분업체계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협업적 분업체계의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도 전례가 없었던 사건들이 계속 발생할 것이다. 위험사회에 닥칠 다양한 재난에 대비해 중앙정부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생생한 지역정보를 가지고 있는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와 긴밀하게 공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이번에 지자체장들이 보여준 위기대응을 그저 개인의 정치적 의도나 야심으로 이해하지 말고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각각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는 수평적이고 협업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