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메르스 직격탄을 맞아 곤두박질치고 있다. 정부의 메르스 늑장 대응과 정책 혼선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그 만큼 크다는 얘기다.
[서울= 연합통신넷, 김현태기자]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5일 공개한 6월 2주차 조사 결과(8~12일 실시)에서 박 대통령의 지지도는 직전 주보다 5.7%포인트 내려 앉은 34.6%였다. 메르스 사태가 본격적으로 커지기 시작한 시점인 5월 4주차 조사 때보다는 10.1%포인트나 떨어졌다. 박 대통령이 10일 메르스 수습을 위해 미국 방문을 전격 연기하고 최근 메르스 현장 행보를 강화하고 있음에도 지지도를 반등시키지 못한 것이다. 현 정부 들어 실시한 리얼미터 조사에서 박 대통령 지지도가 2주 만에 10%포인트 넘게 급락한 것은 지난 해 세월호 참사 때와 정윤회 국정농단 의혹 사건 이후 세 번째다.
새누리당이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 적극 대응하며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위에 오른 박원순 서울시장을 향해 원색적 언어를 써가며 ‘박원순 때리기’에 나섰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5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박원순 시장이 문제 삼았던 재건축회의 참석자 1100여명은 다 격리 해제가 되고 한 명도 의심환자가 나오지 않았다”며 박 시장의 메르스 대응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박 시장의 지난 4일 밤 긴급 기자회견에 대해 “무슨 난리가 난 것도 아닌데, 한밤에 특별기자회견을 열어 허위 과장된 사실로 국민 공포를 확산시킨 것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공포를 악용한 선동정치”라며 직접적으로 비난했다.
이날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 모임인 ‘아침소리’에서는 “정부의 무능과 초동대응 실패, 늑장대응 등을 빌미로 박 시장이 ‘흑색선전’을 일삼고, 계급 갈등까지 조장하는 현상”(하태경 의원), “‘정치 놀음’도 분수가 있지, 박 시장은 정말 나쁜 사람”(박인숙 의원) 등 원색적으로 박 시장을 비난했다.
반면, 같은 당 재선의원인 김용태 의원은 이날 오전 <시비에스>(CBS) 라디오에 출연해 “메르스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건 국민 신뢰를 바탕으로 국민의 일치된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박원순 서울시장은 성공했고, 정부는 실패했다“고 상반된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한편, 의료혁신투쟁위원회라는 단체의 고발을 근거로 검찰이 박 시장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수사한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문재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적반하장”이라며 “수사해야 한다면 대상은 메르스 대응에 실패해 국민 불안과 공포를 키운 정부”라고 말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정치검찰의 악습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가세했다.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메르스를 차단하기보다 메르스에 대한 정보를 차단하기 급급했던 정부이기에 박 시장이 두려웠던 모양”이라며 “진실을 밝힌 박 시장이 부당하게 탄압받는 일을 절대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