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참 이상합니다. 사랑하는 아내가 안 보이네요..."
한 달 전 세상을 떠난 아내를 찾아 온 거리를 찾아헤맨 80대 할아버지의 사연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지난 15일 경기경찰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알츠하이머에 걸린 82세 영국인 고든 할아버지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이날 오전 할아버지는 "아내를 찾아달라"며 경기 분당의 서현지구대를 찾았다.
할아버지의 간곡한 부탁에 경찰관들은 곧장 할아버지의 자택을 찾아 조사를 시작했고, 그곳에서 뜻밖의 편지를 발견했다. 바로 할아버지가 기억이 잠시돌아왔을 때 아내를 위해 쓴 편지였다.
편지에는 "난 아내 없이 살 수 없습니다. 그녀는 이 세상 최고의 아내이자 사람이었습니다. 천국에서 그녀를 다시 만날겁니다"라고 쓰여있었다. 알고보니 할아버지는 영국에서 교사 생활을 은퇴한 뒤 한국인 아내와 함께 4~5년 전 한국에 정착했다. 오손도손 행복하게 살던 중 할아버지가 알츠하이머에 걸렸고, 할아버지를 보살피던 아내는 안타깝게도 지난 달 먼저 하늘나라로 떠난 것이다.
편지를 보고 잠시 할말을 잃은 경찰관들은 할머니가 돌아가셨단 얘기를 차마 입밖에 꺼내지 못하고, 할아버지에게 조용히 편지를 건네드렸다. 자신의 손으로 쓴 편지를 확인한 할아버지는 그제서야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기억을 잃어가는 순간에도 놓을 수가 없는 할아버지의 지극한 사랑에 경기경찰은 "모든 경찰관들의 마음이 무거웠던 하루"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