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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늑장·방역 무능·격리 실패.. 불신 ↔ 불안 '악순..
사회

·정보 늑장·방역 무능·격리 실패.. 불신 ↔ 불안 '악순환'

김대봉 기자 입력 2015/06/18 14:27
무능력한 정부
'삼성병원에 역학조사 떠넘기고 환자 정보도 제대로 제공안해'

'골프 치러가고 병원 탈출하고 격리자 활보에 공포감 증폭돼'

초기 방역에 실패하는 등 정부의 무능력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대응은 정부에 대한 국민 불신을 낳았다. 국민들은 정부 방침을 신뢰하지 못한 데다 정부 당국이 정보 공개에도 소극적인 자세를 견지하면서 불안감을 쌓아갔다. 초기 방역 실패가 결국 메르스 감염자를 크게 늘렸고, 가파르게 증가한 감염자·격리자 수에 비례해 국민 불안감도 덩달아 커진 것이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당국은 메르스 첫 확진 환자가 나온 지난 5월 20일 이후에도 안이한 대응으로 일관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일 "메르스 발생 병원에 대해서는 병원 또는 병동 자체를 격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삼성서울병원은 이 방침에서 예외가 됐다. 전염병이 발생하면 정부는 곧바로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대응팀을 투입해 역학조사와 격리 조치를 시행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정부는 이 병원이 사실상 알아서 역학조사와 접촉자 파악을 하도록 맡겼다.

또 박근혜 대통령은 메르스 첫 확진 환자가 나온 지 6일 만인 지난 5월 26일 국무회의에서 첫 대면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사태 초기 메르스 사태를 심각한 '국가 재난 상황'으로 인식하지 못해 제대로 된 대응을 못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정부가 안일하게 판단, 초기 방역에 실패하면서 메르스 감염자가 크게 늘었고, 이 같은 치명적 실책으로 인해 정부에 대한 '국민 불신'을 키워 정부 대책 효과가 제대로 발휘되지 않게 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메르스 포비아'가 확산된 한 원인으로 지난 7일까지 이뤄지지 않은 병원 명단 공개를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정부가 첫 확진 환자가 나온 지 2주 가까이 병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자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는 온갖 유언비어가 넘쳐났다. 메르스 사태 초기에 엉뚱한 병원들이 메르스 환자가 있거나 다녀간 병원으로 지목되면서 해당 병원들이 폐업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삼성서울병원발 메르스 사태가 확산되면서 정부는 비상대응에 들어갔다. 그중 핵심 조치가 메르스 전염을 막기 위해 접촉자, 의심자 등에 격리 조치를 강화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부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통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가장 상징적인 사건이 지난 2일 강남에 사는 자가격리자 A(여·63) 씨가 골프를 치러 간 사건이었다. 이후 통제 12일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검사를 받던 A(42·141번째 감염자) 씨는 격리 상태에서 병원 밖으로 자물쇠를 부수고 탈출했고, 뒤늦게 삼성동 서울의료원으로 택시를 타고 이동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재갑 한림대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초기 방역 실패, 의료진이나 국민에 대한 소극적인 정보 공개, 격리자 통제 실패 등이 맞물려 메르스 사태를 키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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