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17일 유언비어를 막기 위해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은 154번 환자(52)의 이동경로를 전면 공개하고, 증세 발현 날짜도 환자의 진술보다 48시간 앞당긴 11일 오전9시부터 적용키로 했다. 환자는 이날 고열과 기침, 폐렴 증상까지 보이면서 경북대병원으로 이송됐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경쟁업소를 음해하기 위해 메르스 환자의 이동경로를 왜곡하는 등 유언비어가 나돌고 있어 동선을 모두 공개했다”며 “환자가 13일 발열 증상을 느꼈다고 했으나 본인이 자각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포함해 11일 오전9시를 이상증세 발현시점으로 준용해 조치했다”고 밝혔다.
환자는 13일 발열증세를 자각, 집에서 휴식하다 14일 오후1시30분 동명목간에서 목욕했다. 그는 15일 남구보건소를 거쳐 대구의료원에 격리됐으며 17일 오후3시 경북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환자는 17일 체온이 39.2도까지 올라가고 흉부 엑스선 촬영결과 폐렴 증상도 보여 감염내과가 있는 경북대병원 내과 중환자실 음압실로 이송됐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환자의 건강을 고려, 치료여건이 좋은 곳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14일 오전11시부터 목욕탕을 폐쇄한 15일 오후7시까지 동명목간을 찾은 268명을 추적 중이다. 이중 14일 오전11시∼오후4시에 목욕탕을 찾은 62명과 종업원 2명 등 64명은 자가격리하고 나머지 시간대에 이용한 204명은 능동감시 중이다.
이에 따라 환자 발생 후 대구에는 자가격리 105명, 능동관찰 245명, 정보 제공 및 관찰자가 304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대구시는 자가격리 대상자에 대한 1 대 1 모니터링을 하고 환자 동선 및 주변지역에 대한 방역을 강화키로 했다.
대구지방경찰청은 17일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154번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했거나 지난달 27일부터 16일까지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했는지 여부를 파악, 경찰관 12명과 의무경찰 2명 등 14명을 자가격리했다. 경북지방경찰청도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했거니 포항 A고에 재직중인 확진자와 접촉가능성이 있는 경찰관 12명이다.
대구에서도 메르스 확진자(154번)가 나오자 154번 환자의 자녀가 다닌 학원은 휴강을 결정하는 등 범어동 일부 학원이 휴강, 전면휴강, 휴강취소 등 대혼란이 벌어졌다.
154번의 중학생 아들이 다닌 것으로 알려진 범어동 A학원과 B학원은 17일부터 3일간 휴강키로 했다. 이들 학원은 당초 2주간 휴강키로 했으나 교육청의 “불안감 조성행위 자제” 지시에 따라 휴강 기간을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154번 환자 아들은 메르스 증세가 전혀 없으며, 정밀검사에서도 음성으로 나왔다.
이들 학원이 휴강에 들어가자 인근의 다른 학원은 아예 한 달치 수강료를 환불하고 이달 말까지 휴강을 검토했다가 교육청의 방침에 따라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뿐만 아니라 확진판정 사실이 알려진 지난 16일에는 참외주문자 명단 6명이 확진자로 둔갑해 유포됐고, 한 인터넷카페에서는 대구가톨릭대에 메르스 확진환자가 나왔다는 낭설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 등 온갖 유언비어가 떠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