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사법시험 폐지를 두고 법조계와 학계에서 찬반 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직접적 당사자인 고시생들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들은 그간 시험 준비를 가장 우선시 해야 하는데다 조직적으로 발언하기 어려워 이 논쟁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해 왔다.
이들은 호소문을 통해 “사실상 올해 하반기 국회가 사시 존치를 위한 마지막 (기회)”라며 “사법시험 존치 서명을 하고 이를 모아 국회에 청원을 해 사시존치를 위해 힘을 보태자”고 밝혔다. 이들은 “정말 중요한 것은 사법시험을 통해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 우리들의 목소리”라며 “우리의 열망을 연서로 모아 국회에, 법무부에 전달하자”며 고시생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17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고시촌’에서 만난 고시생들도 사시폐지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사법시험이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유일한 제도”라고 목소리 높였다. 올해로 3년차 사시준비생인 박모(28ㆍ여)씨는 “로스쿨이 공정경쟁을 보장하지 못하는 제도라는 것이 이미 여러 사례로 드러나고 있다”며 “제도 도입 전부터 논란이 됐던 고액 등록금 문제에, 국회의원 기업오너 대학교수 등 사회유명인사를 부모로 둔 지원자가 서울 소재 유명 로스쿨에 특혜 입학했다는 보도가 끊이질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로스쿨 관련 문제가 계속되는 있는 상황에서 사법시험 폐지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로스쿨 제도가 학벌 차별의 연장선이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에도 어느 대학의 로스쿨을 졸업했는가에 따라 차별이 생긴다는 것. 김모(32)씨는 “이미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 사이에는 출신대학에 출신 로스쿨까지 더해져 더 심한 학벌주의가 만연하고 있다”며 “지방대 출신 인재들이 공정한 경쟁을 하기 위해선 사법시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인 사시 존치 관련 법안은 총 5건으로 모두 19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이다. 오신환 새누리당 의원이 사법시험 존치를 내용으로 대표 발의한 ‘변호사시험법ㆍ사법시험법 개정안’ 등이다. 이를 두고 18일에는 법조계ㆍ언론계ㆍ학계가 국회의원회관서 모여 사법시험 존치 여부를 토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