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안데레사기자] 올해 고1이 되는 학생들이 치를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수학 가형 출제범위가 기존보다 줄고 수학 나형의 출제범위는 늘어, 문과생들이 치는 수학 나형의 출제 범위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19일 서울교대에서 2021학년도 수능 출제범위를 결정하기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교과목과 교과서, 수업 방식의 기준이 되는 '교육과정'이 바뀌면서 올해 고교 1학년부터는 예전과 다른 교과서로 수업한다. 교육부는 "큰 문제가 없으면 정책 연구진 안 그대로 이달 말 출제 범위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2학년도부터는 올 8월 확정할 대입 개편안이 적용되기 때문에 이번 출제 범위는 2021학년도 수능에만 적용된다.
교육부는 이를 반영해 절대평가를 확대하고 시험영역을 바꾸는 등 수능을 개편하기로 했지만 지난해 절대평가 확대에 반대하는 여론에 부딪혀 개편을 1년 유예하면서 2021학년도 수능 출제범위를 이달 발표하기로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시험영역은 국어, 수학 가/나형, 영어, 한국사, 사회/과학/직업탐구, 제2외국어/한문으로 기존과 같지만 출제범위는 다소 달라진다. 출제범위를 연구해 온 정책연구진은 2021학년도 수능의 경우 원칙적으로는 현행과 같은 형식·출제범위를 유지하되 조정이 불가피한 경우 학습 부담을 낮추는 방향을 택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과생 대상 수학 가형 출제 범위에서 수학Ⅰ, 미적분, 확률과 통계를 넣고 기하를 빼는 안을 제안했다. 연구진은 기하를 배우려면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지나치게 커진다고 밝혔다.
기존에 포함됐던 '기하와 벡터' 가운데 기하는 주로 3학년 때 배우는 심화과목인 '진로선택과목', 벡터는 과학고 등에서 배우는 '전문교과과목'이 됐는데 새 교육과정 상에서는 주로 2학년 때 배우는 '일반선택과목'까지만 수능에 내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하를 배우려면 사실상 모든 일반선택과목을 공부해야 해 학습부담이 커진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이 2천1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전문가(대학교수, 교사 등)의 76%, 학부모·시민단체의 89%가 기하 제외 의견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수능 범위에서 기하를 빼면 대학 이공계 학생들의 기초 소양이 부족해진다는 의견도 있다. 최임정 한국과학창의재단 과학교육개발실장은 "이공계 필수 과목인 기하가 수능에서 빠지면 결국 대학 진학 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로 문과 학생들이 치르는 수학 나형의 경우 수학Ⅰ·Ⅱ, 확률과 통계를 출제범위로 하자고 연구진은 제안했다. 새 교육과정 수학Ⅰ 과목에는 삼각·지수·로그함수 등 2017년 수능부터 빠졌던 내용이 포함된다. 공청회에 참석한 여욱동 대구달성고 교사는 "삼각함수 등은 문과생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이라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이과는 변별력을 확보하는 어려운 문제였던 '기하'가 빠지면서 수학 부담이 줄었지만, 문과는 기존 교육과정과 수능 범위에서 빠졌던 삼각함수 등이 새로 들어가 학습 부담이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학탐구영역의 경우 과학Ⅱ(물리Ⅱ·화학Ⅱ·생물Ⅱ·지구과학Ⅱ)가 진로선택과목이지만 수능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국어영역은 기존 출제범위였던 '독서와 문법'이 '독서', '언어(문법)와 매체'로 분리됐다. 새 교육과정에선 기존의 '독서와 문법' 과목이 '독서'와 '언어와 매체'로 분리됐다. '언어와 매체'는 기존에 배우던 문법에 '매체(신문·방송·소셜미디어 등 매체별 소통 방식을 다루는 과목)'라는 새로운 내용이 합쳐진 것이다. 이에 따라 '언어와 매체'를 출제하면 "매체가 새로운 내용이라 학습 부담이 늘어난다"는 우려가 있었고, 출제하지 않으면 "문법이 수능에서 빠지면 국어 교육이 제대로 안 된다"는 국어학계 반대가 있었다. 정책 연구진은 "언어와 매체가 한 과목인데, 언어 부분만 출제하는 것도 부적절해 모두 출제하는 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정책연구진은 한 과목에서 출제 여부를 분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문법에 해당하는 '언어'와 새로운 내용인 '매체'를 모두 출제할 것을 제안했다. 과학탐구 영역의 경우 기존대로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Ⅰ·Ⅱ 과목 8개 중 2과목을 선택하는 방식을 유지하기로 했다. 영어·사회탐구·직업탐구 영역의 출제 범위는 기존과 동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