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부탁해' '외딴방' 등으로 잘 알려진 작가 신경숙 씨가 단편소설 '전설'의 표절 의혹이 불거진 지 일주일 만에 직접 입을 열었다. 사실상 표절 의혹을 인정하고 해당 소설을 작품 목록에서 빼겠다고 밝혔다.
[연합통신넷=심종완기자] 신경숙 씨의 단편소설 '전설'의 일부가 미시마 유키오의 단편소설 '우국'과 비슷하다며 작가 이응준 씨가 제기한 표절논란에 "문학이란 땅에 넘어졌으니 다시 땅을 짚고 일어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경숙 씨는 한 언론 매체에서 "1980년대 말에 미시마 유키오는 <금각사>는 읽었지만 '우국'은 아무리 기억을 뒤져봐도 안 읽은 것 같다"며 "지금은 내 기억을 믿지 못하겠다. 어떤 작품은 반쯤 읽다 말고 하는 식이니까"라고 답했다. 이어 표절 의혹이 제기됐을 때 '우국'이라는 작품을 모른다며 작가에게 상처가 되는 일이니 대응치 않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오래 전에 한 번 겪은 일이라서 15년 전과 같은 생각으로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며 "내가 나에 대한 비판의 글을 많이 읽지 않는 편이고 읽어도 감당할 자신이 없다"고 설명했다.
신경숙 작가는 이번 표절 사태에 대해서 "처음에는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겼을까"라고 생각했다고 운을 띄웠다. 처음에는 의문을 갖지 않고 '전설'과 '우국'을 대조해 봤다며 그러나 그 순간 믿을 수 없었다고 속마음을 밝혔다. 이어, 표절 문제를 제기한 이응준 씨와 독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출판사와 상의해 '전설'을 작품집에서 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 신경숙 씨에게 절필을 권유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임기응변식 절필 선언은 할 수 없다며, 원고를 발표하지 않고 항아리에 넣어두더라도 계속 글을 쓰겠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신경숙 작가의 등단 30주년이 되는 해다. 신경숙 작가는 "같은 소설을 읽고 여러 사람이 다른 소설을 읽은 것처럼 이야기할 수 있는 작품을 쓰겠다"는 바람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