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한 달 월세는 반만 주세요.”
지난 24일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의 한 5층짜리 건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휴대전화로 건물주인 B씨(61)에게 문자 1통을 받았다.
건물주 B씨는 문자에서 “요즘 메르스 여파로 장사가 안돼 힘드시죠”라며 “사장님의 고통을 분담하겠습니다. 6월 한 달 월세는 반만 주세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실 저도 어려워서 힘들게 결정했다”며 “호의를 받아주시고 열심히 사업해 좋은 결과 보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장사가 어려우니 세입자들을 위해 고통 분담 차원에서 이달 월세를 절반만 받겠다는 내용이었다. 이 건물의 세입자 7명 전체가 똑같은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 건물주 B씨는 건물이 지어진 지 20년이 지났지만 지금껏 월세를 한 번도 올린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입자 A씨는 “어려운 사정을 먼저 알고 월세를 깎아주겠다고 해서 너무 고마웠다”고 전했다. 건물주 B씨는 “나도 자영업을 해봐서 손님이 없을 때 상인들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지금 사정이면 차라리 월세를 안 받고 싶지만 건물 유지비가 들어가 어쩔 수 없이 절반만 받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