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통신넷=진상훈기자]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26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반대 주장을 담은 추가 자료를 배포했다. 엘리엇은 이날 자사의인터넷 페이지에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 제안에 대한 엘리엇의 추가 관점’이라는 제목의 15쪽짜리 자료를 올렸다.
엘리엇은 “삼성그룹은 기업지배구조기준을 준수하고 그에 따라 삼성물산 주주들의 가치를 적절히 산정해 기업지배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안이 이에 위배된다고 지속적으로 확고하게 믿고 있다”고 주장했다.
엘리엇은 이 자료에서 “삼성물산 이사회의 분석은 삼성물산의 사업 및 자산의 실질적 가치를 무시했고 제일모직의 수익성 성장에 대해서는 투기적인 예측을 했다”며 “이사회의 주주 가치에 대한 주장은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엘리엇은 지난 2월 4일부터 삼성물산 이사회에 합병을 진행할 경우 삼성물산 주주들의 가치를 손상시킬 것이라는 의견을 반복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을 알렸다.
이어 엘리엇은 삼성물산 이사회가 합병 결정과 관련한 법정요건을 언급하면서 “이사회는 합병비율 산정을 규정하는 시행령 요건을 내세우며 그 뒤에 숨고 있다”며 “법정요건의 불가변성으로 인해 적용가능한 합병비율이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 경우 이사들은 어떠한 합병계약도 승인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엘리엇은 삼성물산 이사회가 삼성물산의 핵심 사업 가치를 지나치게 성급하게 평가절하하는 등 주주를 위해 최대가치를 실현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 이후 2020년까지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4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합당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비현실적으로 낙관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성물산과 엘리엇은 다음 달 17일 열릴 주총을 앞두고 위임장 확보전(프락시 파이트)에 나섰다. 엘리엇의 이번 추가 자료 공개는 이를 위한 여론전의 하나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