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산의 최대의 진원지로 꼽히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암 치료를 받던 50대 여성이 병원폐쇄 뒤 찾았던 다른 요양병원에서 퇴짜를 맞아 곤욕을 치르고 있다.
경기도 광주에 사는 말기암 환자 채모(52 여)씨는 지난 24일 가평에 있는 한 요양병원을 찾았다가 입원한 지 하룻만에 퇴원했다.
입원 첫날 같은 병실 환자들 사이에서 채씨가 삼성서울병원에서 '수퍼전파자'로 알려진 14번째 환자와 같은 응급실을 사용했다는 소식이 삽시간에 퍼졌기 때문이다.
결국 다른 환자들이 불편해할까봐 병원으로부터 쫓겨났다는 게 채씨의 주장이다.
채씨는 14번째 환자와 응급실에서 가까운 병상을 사용해 지난 12일까지 2주간 자가격리됐지만 메르스 1차 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았다.
후두암과 폐암 말기로 투병 중이던 채씨는 격리 기간 통증을 참기 힘들었지만 어쩔 수 없어 진통제로 버텼다고 했다.
자가 격리가 끝난 직후 삼성서울병원은 채씨에게 "암세포가 능막으로까지 전이됐고 항암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최소 90시간을 입원해야 한다"며 "하지만 우리 병원에는 입원실이 없다"고 통보했다.
호흡에 어려움을 느끼고 복수까지 찬 채씨는 결국 23일 해당 요양병원을 찾은 것.
채씨는 "자가격리가 해제된 환자들은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채씨는 또 "요양병원에서도 안받아주고 너무 아파 질병관리본부에 전화를 걸었지만 '삼성병원과 얘기하라' '내쫓은 병원들을 신고하라'는 답만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채씨가 거부당했다고 주장한 요양병원 측은 전화통화에서 "해당 환자분과 같은 방을 썼던 다른 환자들이 도저히 한 방을 못쓰겠다고 환자분에게 의견을 물은 것은 사실이지만 퇴원을 종용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채씨는 "병원비 하룻치를 안받을테니 나가달라고 병원측에서 먼저 요구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