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이후 한반도 주변으로 진행된 정치 일정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문재인대통령은 원론적인 비핵화 해법을 제시하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한반도에 비핵화 이슈를 협상 테이블로 올려놓으면서 중국의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미국은 “당분간 지켜보겠다. 북한의 입장이 비핵화로 가는 걸음인지 볼 것이다” 하면서 북한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대화 상대였던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방남을 규탄하고자 청계광장으로 나왔다. 홍준표 대표는 “청와대 주사파 물러가라” 김성태 원내대표는 “할복하고 싶은 심정이다”면서 아동수당법, 선거구 획정 등 산적한 민생현안을 제쳐놓고 문재인 정부를 강하게 비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 대화 당사자 였던 김영철 방남을 두고 상황에 따라 다른 행보는 책임 있는 제1야당으로서의 역할보다는 생존을 위한 절박한 몸부림을 잘 보여주고 있다. 다시 말해서 지방선거에서 일정한 득표율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자유한국당은 존폐의 갈림길에 서기 때문이다. 지방선거를 유리한 구도로 가기 위해서는 색깔론을 앞세워 자유한국당과 더블어민주당의 대결구도인 양당구도가 유리한 전략이다. 지금까지 평양올림틱, 김여정의 방남, 노로바이러스 등 다양한 문제를 제기했지만 자유한국당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는 한계를 보이고 있는 현실에서 천안함과 김영철은 버리기 아까운 이슈라는 것이다. 홍준표 대표가 말한 "김영철이 개구멍을 통해 숙소인 워커힐 호텔로 간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이 아직 건재하다는 것을 우리가 보여줬다“ 라는 말은 자유한국당의 관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색깔론은 산적한 대북 이슈로 인하여 어느 정도 효과를 볼 것이란 전망이다.
먼저 페럴림픽이 종료되면 대북특사가 방북할 가능성이 있다. 마식령 스키장을 활용한 2021년 동계아시안게임 남북 공동개최, 올림픽 기간에 중단했던 한미연합 군사훈련 일정, 미국의 고강도 대북제재, 군인 외출ㆍ외박구역 제한 폐지’ 반발하는 접경지역 이슈는 자유한국당에게는 불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최고위원, 다선의원들에 의해 제기된 홍준표 리더십 위기를 벗어나 당내갈등 해소 기회로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율배반적으로 이러한 상황이 자유한국당을 위기로 몰고 있다.
집권을 목표로하는 책임 있는 정당은 정체성을 기반으로 비판과 견제의 기능, 그리고 대안을 제시해야 국민의 지지를 획득하여 정권을 교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이 생각하는 자유한국당은 보수의 가치를 신봉하는 정당이라 말하고 국민들이 이런 인식에 동참해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민자당-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으로 이어지면서 보수의 가치를 역설했지만 당 지도부나 대선주자는 국방의 의무, 도덕성, 노블레스 오블리주, 보수이념, 애국의 가치관을 가진 집단으로 비쳐지기보다는 기득권 유지를 위한 집단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를 벗어나 집권당이 되기 위해서는 김영철 방남을 색깔론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북핵 문제와 한반도 통일 문제에 대해 좀더 책임 있는 접근과 개념설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한다. 자유한국당의 가치를 실현하고 보수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서는 수구, 기득권, 반북, 평화, 호남이라는 콤플렉스를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