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 격리병상에서 치료받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최초환자(68·남)가 완치 단계에 접어들어 29일 일반병실로 옮겼다. 병원 측은 여러 차례 유전자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왔으나 욕창 등 합병증 재활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메르스 신규 확진자는 이틀째 발생하지 않았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초환자를 상대로 지난 8·11·15·18·23일 등 다섯 차례 실시한 유전자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주치의인 조준성 호흡기센터장은 “환자가 음압병상에 장기간 누워 있어 근력이 약화되고 욕창이 생기는 등 합병증이 생겼다”며 “메르스로 인한 합병증이기 때문에 후속 치료가 끝나기 전까지 완치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최초환자는 중동 체류 후 귀국해 지난달 11일 고열 증상을 보인 후 20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고 국립중앙의료원에 입원해 41일째 치료를 받고 있다. 입원 후 23~27일엔 산소포화도가 낮아져 인공호흡기를 달았고, 바이러스성 폐렴과 세균성 폐렴으로 상태가 한때 나빠졌지만 현재는 상당 부분 회복됐다.
병원 측은 최초환자가 역학조사에서 바레인 방문 사실만 밝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누락한 것에 대해 “고의적으로 거짓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내원했을 때부터 저산소 증세를 보여 의사 소통이 힘든 상태였다”며 “현재 기관절개를 해서 의사소통이 원활하지는 않지만 기관절개를 제거한 뒤 병력과 관련한 문진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초환자는 필담을 주고받는 수준의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상태이며 콧줄을 통해 유동식을 공급받고 있다.
추가 확진자는 이틀째 나오지 않았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완치된 2명이 퇴원해 전체 퇴원자가 93명으로 늘었고 추가 사망자는 없었다고 밝혔다. 치료 중인 환자 57명 중 14명은 상태가 불안정하다. 보건당국은 집중관리병원의 관리·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는 메르스로 손실을 입은 집중관리병원에 예비비 160억원을 우선 지원하고 추가경정 예산에서 관련 예산이 편성되도록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