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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낡은 컨테이너 집 효준이네, 저희 가족 어디로 가..
문화

‘동행’ 낡은 컨테이너 집 효준이네, 저희 가족 어디로 가야 할까요?

심종완 기자 입력 2018/03/02 14:19 수정 2018.03.03 11:54
사진 : KBS

[뉴스프리존=심종완 기자] 3일 방송되는 KBS 1TV ‘동행’에서는 ‘나의 스무 살’ 편이 전파를 탄다. 

# 즐거운 우리 집

서울시 서초구. 고급 아파트가 늘어선 이곳에는 오래된 조립식 주택과 비닐하우스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곳이 있다. 시간이 멈춘 듯 낡고 헤진 이곳은 효준이네 가족의 따뜻한 보금자리다. 다섯 남매 중 장남인 효준(20)이는 올해 대학에 합격했다. 

하지만 새내기 기분을 만끽하기도 전에 동생인 9살 인성이와 5살 하은이를 돌보느라 정신이 없다. 바쁜 오빠를 도와 18살 동생 유미도 손을 걷어붙였다. 특히 동생들의 머리를 감기고 옷까지 입히는 일이 가장 큰 난관이다. 

겨울이면 씻는 것에도 제동이 걸린다. 화장실에 온수가 나오지 않아 싱크대에서 아이들을 씻겨야 하는 상황. 이런 일이 익숙한 유미와 효준은 최고의 호흡을 보여준다. 불편한 것 투성인 집. 하지만 함께여서 즐겁다는 아이들이다.

# 효준이의 스무 살

이제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효준이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대학에 합격했지만 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 등록금, 생활비, 남겨질 동생들. 장학금 대출을 받아 학비는 해결했지만 남겨질 어린 동생들이 걱정돼 기숙사를 마다하고 통학을 결심했다. 아침에는 아빠가 되어 동생들을 챙기고 오후에는 일꾼으로 변신하는 효준. 시급이 높은 일이라면 장거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효준이가 제집 드나들 듯 들르는 건설인력사무소. 일자리가 있어도 부족한 경력과 어린 나이 때문에 순번이 뒤로 밀려 번번이 허탕 치기 일쑤다. 칠전팔기 끝에 찾아온 일자리, 넷째 인성이가 가고 싶어 하는 태권도 학원에 보내줄 수 있다는 생각에 웃음이 난다. 힘들지만 가정에 보탬이 되어 뿌듯하다는 효준. 흙과 먼지로 덮인 낡은 패딩 속 동생의 간식을 품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몸은 천근만근이지만 마음만은 가볍다.

# 저희 가족, 어디로 가야 할까요?

갈라진 벽 틈, 구멍 난 천장, 여기저기 벗겨지고 낡은 컨테이너 집. 손재주 좋은 효준이가 뚝딱뚝딱 고쳐 생활하고 있지만 틈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냉기로 어린 동생들은 감기를 달고 있다. 게다가 무허가 건물이다 보니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상황. 주변 이웃들은 하나둘 거처를 옮겨 떠나고 있지만 어려운 형편에 이사가 쉽지만은 않다.

열악한 곳에 사는 것을 들키기 싫어 집이 어디냐는 친구들의 물음에 대답할 수 없었던 효준. 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아직은 해맑기만 한 동생들이 제일 안쓰럽다.

아이들에게 짐을 지워준 것 같아 쓰린 속을 달래는 엄마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답답하기만 한 효준이는 오늘도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다.

KBS 1TV ‘동행’은 3일 낮 12시 1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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