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공화국 가치 지키고 싶었다"
[서울=연합통신넷/김현태기자]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오늘(8일) 국회법 개정안 위헌 논란과 거부권 파동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는 당 의원총회의 권고를 수용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지난 2월2일 원내대표에 선출된 이후 156일만에 중도하차한 것이다. 또 지난 달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며 유 원내대표를 겨냥해 '배신의 정치 심판론'을 언급한 지 13일만이다.
유 원내대표는 오늘 김무성 대표가 의원총회에서 유 원내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쪽으로 대다수 의원들이 의견을 모았다는 내용을 전달받은 뒤 즉각 이를 수용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사퇴 기자회견에서 "저는 오늘 새누리당 의원총회의 뜻을 받들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다"면서 "고된 나날을 살아가시는 국민 여러분께 저희 새누리당이 희망을 드리지 못하고, 무엇보다 자신의 거취 문제를 둘러싼 혼란으로 큰 실망을 드려 국민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또 친박계의 거센 사퇴 요구에도 오랜 기간 물러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자신의 정치 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어 "평소 같았으면 진작 던졌을 원내대표 자리를 끝내 던지지 않았던 것은 내가 지키고 싶었던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 가치는 법과 원칙, 그리고 정의"라고 덧붙였다.
유 원내대표는 "지난 4월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겠다. 제가 꿈꾸는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의 길로 가겠다.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하겠다'고 했던 약속을 아직도 지키지 못했다"며 "그러나 더 이상 원내대표가 아니어도 더 절실한 마음으로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길로 계속 가겠다"고 다짐하며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