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통신넷=진상훈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8일 동숭동 경실련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량은 사적으로 이용하면서도 법인 소유로 등록함으로써 사실상 탈루되는 세금이 2014년 판매 차량 기준으로 2조5000억원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경실련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 명의로 판매된 수입차와 5000만원 이상 국산차는 10만5720대이며 판매 금액은 7조4700억원이다. 법인이 5년에 걸쳐 구입비를 손비처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년 1조4942억원씩 손비처리되고 있다.
조순열 경실련 시민권익센터 운영위원장(변호사)은 “차량을 사적으로 이용하면서도 법인 명의로 등록해 개인이 내야 하는 세금을 안 내는 경우가 많다”며 “이 금액이 5년간 2조5641억원으로 추정됐다”고 말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5년간 2조5641억원은 2014년 판매 차량만 대상으로 한 것이며, 차량이 매년 팔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년 2조5000억원 이상의 세금이 사실상 탈루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업무차량 손비처리 규정이 내달 발표되는 세제 개편안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이 관계자는 현재로서 그 같은 가능성은 없다고 못박았다. 앞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동숭동 경실련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업무용 구매 차량에 대한 세제 혜택이 지나쳐 정직하게 세금을 내는 국민이 피해를 본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고급 차량의 구입비 및 유지비는 모두 경비처리할 수 있다. 특히 구입비는 연간 20%씩, 5년이면 100% 경비처리가 된다. 경비는 세금에서 공제 처리가 되기 때문에 사용한 금액에 따라 적용되는 누적세율이 낮아진다. 사실상 세금을 적게 내는 효과다. 경실련이 한국수입차협회와 현대차그룹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개인사업자와 법인은 지난해 전체 판매량의 약 43%에 달하는 10만5720대의 차량을 업무용으로 구매했다. 전체 구매가격은 7조4700억원 정도다.
사업자들의 업무용 차량 구매 비중은 고가일수록 높아 2억원 이상 수입차 중에서는 87.4%가 업무용으로 팔렸다. 경실련은 개인사업자와 법인사업자의 고급 수입차 구매율을 5대5로 설정하면 최고세율 41.8%를 적용받는 개인사업자는 연간 3122억원, 5년간 1조 5612억원의 세금을 아낄 수 있다고 계산했다. 최고세율 24.2%를 적용받는 법인사업자는 연간 1808억원, 5년간 9039억원의 세제 혜택을 본다고 분석했다.
일본과 캐나다 등에서는 업무용으로 차량을 구입하더라도 일정 금액까지만 경비처리를 해주거나 차량 이용 내역을 제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경실련은 우리 자동차 업계도 3천만 원 정도의 중형차까지로 세제 혜택을 제한하면 연간 1조 5천억 원의 세금을 더 걷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