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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좋다’ 라이언 방, 인간미 넘치는 그의 따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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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좋다’ 라이언 방, 인간미 넘치는 그의 따뜻하고 소탈한 일상

심종완 기자 입력 2018/03/06 14:24 수정 2018.03.06 20:26
예고 캡처

[뉴스프리존=심종완 기자] 6일 방송되는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라이언 방을 만나본다.

▶ 한국 청년 ‘방현성’이 필리핀의 유재석이 되기까지! 라이언 방의 영화 같은 필리핀 성공기!  

최근 MBC ‘무한도전’에서 파퀴아오의 통역을 맡으며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했던 라이언 방. 한국 사람들에겐 이름도 얼굴도 생소한 그이지만 사실 그는 필리핀에선 유재석 부럽지 않은 인기를 구가하는 코미디언이다. 

2005년, 15세의 어린 나이에 연고도 없는 필리핀에 홀로 유학을 갔던 한국 소년 ‘방현성’. 필리핀 고등학교 재학 당시 학생회장으로 연설을 하다 우연히 방송국 작가의 눈에 띄어 연예인의 길을 걷게 됐다. 

하지만 필리핀 현지어를 한마디도 구사할 줄 모르는 외국인이 필리핀 방송계에서 살아남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방송에서 한마디도 하지 못하는 날은 다반사였고 NG를 47번씩 내 감독님이 몽둥이를 든 적도 있었다. 그야말로 하루하루가 가시밭길이었다. 

한국인이라는 이름에 먹칠하고 싶지 않아 이를 악 물었다. 이후 본인의 대사뿐만 아니라 동료 MC의 대사까지 대본을 통째로 외우기 시작한 라이언. 피나는 노력 덕분인지 기회는 운명처럼 찾아왔다. 

메인 MC 중 한 명이 건간 상의 이유로 펑크를 냈고 우연히 그 자리에 라이언이 투입된 것. 모든 대사를 다 외우고 있었던 그는 무사히 방송을 마칠 수 있었고 이후 8년째 시청률이 30%에 육박하는 필리핀 최고 인기 프로그램 ‘쇼타임’ MC 자리를 지키고 있다. 

거기다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시청률 1위에, 영화는 천만 관객을 가뿐하게 돌파. 최근엔 인기에 힘입어 필리핀 영화 첫 주연까지. 필리핀 흥행보증수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라이언 방이다. 

“필리핀은 눈타임쇼라고 낮 12시에 하는 프로가 제일 인기가 많은 프로예요. 그래서 경쟁도 굉장히 치열하고 모든 톱스타들이 다 거기 MC로 들어가 있어요. 그 프로를 지금 8년째 하고 있다는 거는 정말 라이언이 잘 나간다는 뜻이죠. 워낙 열심히 하고 주위 사람들한테 너무 잘 해요. 아마 그런 모습을 보고 대중들이 진정성을 느끼지 않나 싶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 산다라 박 int  

“신인 때 MC들 방송 끝나고 놓고 가는 대본 하나씩 매일 가져왔죠. 뜻도 모르고 무조건 외웠어요. 필리핀 말 못하면 죽으니까. 미친 듯이 노력했죠. 필리핀 말이 어느 날 뚫린다는 걸 느꼈어요. 어느 순간 다 들리면서 말도 하게 되고. 노력한 만큼 보답이 오더라고요. 자신을 연마하고 있으면 기회는 언젠가 오는 것 같아요” - 라이언 int -  

▶ 아버지 사업 실패, 부모의 이혼…그릇을 닦고 운전대를 잡아서 키운 아들, 라이언 방  

항상 유쾌하고 장난기 많은 라이언 방이지만 사실 그에게는 남몰래 간직한 아픔이 있다. 유년시절 IMF를 거치며 가정환경은 급속도로 나빠졌고 라이언이 11살이 되던 해에 부모님은 헤어졌다. 이혼 후 그는 어머니와 단칸방과 반지하를 전전하는 처지가 됐다. 남들 다 가진 가족사진도 그에게는 꿈같은 이야기였다. 

가정환경 때문에 위축되고 어긋나는 라이언을 보다 못한 어머니는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그를 공부시키기 위해 무리를 해 유학을 결정했다. 없는 살림에 라이언의 아버지가 보태준 170만원과 200만원을 빌려 겨우 370만원을 쥐어주며 보냈다. 라이언을 보내고 어머니는 학비를 벌기위해 낮에는 부동산 일을 배우며 밤에는 호프집에서 설거지를 했다. 

눈 붙일 틈도 없는 나날이었지만 어머니는 ‘내가 죽어라 고생하면 아들은 조금이라도 더 편한 환경에서 살 수 있으리라’는 일념 하나로 모든 것을 감내했다. 하지만 홀로 타향살이를 하며 겪어야 했던 차별과 서러움은 사춘기 소년이 감당하기엔 너무도 벅찼다. 

참다 못 해 하숙집에서 뛰쳐나온 라이언은 혼자 한국에 있는 검정고시 학원을 알아보고 무작정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가사도우미 일까지 불사하며 라이언을 뒷바라지 했던 어머니는 혹여나 아들이 약해질까 돌아온 라이언을 공항에서 다시 필리핀으로 돌려보낸 날도 있었다. 

“새벽까지 일하느라 현성이를 돌봐줄 시간이 없었어요. 현성이가 사춘기가 오고 혼자 있으면서 삐뚤어지는 것 같아서 빚을 내서 필리핀에 보냈어요. 영어라도 배우라고. 마음 편할 날이 없었죠. 아들이 나를 뭐라고 생각할까? 원망하지 않을까? 근데 내가 무너지면 아들도 약해질 것 같아서. 현성이가 원망스러운 마음에 전화로 ‘엄마, 나 여기다 버리고 잘 사냐?’고 울고불고 할 때도 웃고 넘겼어요. 그러고 전화 끊고 펑펑 울었죠.”- 어머니 int - 

아버지도 사업 실패와 이혼을 겪으며 밑바닥까지 떨어졌지만 좌절할 틈이 없었다. 어린 나이에 홀로 필리핀에 가있는 아들의 교육비를 위해 아버지는 넥타이를 포기하고 택시 운전대를 잡았다. 새벽마다 졸린 눈을 비비며 달리고 또 달렸다. 모은 돈은 한 달도 빼먹지 않고 아들에게 보냈다. 

그렇게 정성과 눈물로 키운 아들이 필리핀에서 혼자 힘으로 최고의 인기스타가 됐다. 제 밥벌이는 물론이고 이제는 용돈도 턱턱 보내주는 아들을 보니 부모님은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 

택시 운전을 하는 아버지는 라이언의 한국 매니저나 다름없다. 라이언이 한국에 오면 기사노릇을 하는 건 물론이고 택시 승객들에게 아들 홍보에, 틈나는 시간마다 방송 모니터링까지.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이던 시절을 딛고 라이언 덕에 다시 웃게 된 가족들. 이제 부모님에게 라이언은 기쁨이자 자랑이고, 라이언에게 부모님은 삶의 원동력이다. 

▶ 나의 두 번째 이름 라이언 방, 두 번째 조국 필리핀  

연고 하나 없는 필리핀에서 홀로 살아 남아야했다. 말은 하지도 듣지도 못했고 그로 인해서 오해도 많이 받았다. 그때마다 라이언을 품어준 건 다름 아닌 필리핀 사람들이었다. 어린 시절 가난해 패밀리 레스토랑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는 라이언. 그 얘기를 듣고 처음으로 패밀리 레스토랑에 데려가준 사람은 ‘바나나 선데이’에 같이 출연하는 동료 코미디언 존이었다.

명절마다 타지에서 혼자 있는 라이언을 가족 행사에 항상 초대해주는 건 ‘쇼타임’에서 함께 MC를 보는 선배 종이었다. 라이언이 ‘마미’라고 부르는 필리핀 최고 인기스타 바이스는 신인 시절 돈이 없는 라이언을 위해 본인의 집을 내어주기까지 했다. 필리핀에 가족이 없는 라이언에게 이제 동료들은 제 2의 엄마고 형제다. 

“제가 특별히 잘 생긴 것도 아니고 말을 잘 하는 것도 아니고 몸매가 좋은 것도 아닌데 너무 과분한 사랑을 주시니까 감사하죠. 나중에 필리핀에 학교를 짓고 싶어요. 필리핀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부분 초등학교 밖에 졸업을 못 하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돈이 없어도 교육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학교를 지어서 필리핀에서 받은 사랑을 보답하고 싶어요.” - 라이언 int -  

8년 차, 코미디언 라이언 방. 이제는 시장이나 쇼핑몰에 한 번 나갈 지면 그를 알아보고 몰려든 인파에 한 걸음 떼기가 힘들다. 하지만 라이언은 팬들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던 신인 시절 스타가 되면 팬들을 모른 척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이다.

그 약속을 8년째 지키고 있는 라이언. 일을 도와주고 있는 스태프들에게도 예외는 없다. 신인 때부터 8년째 함께하고 있는 기사님은 한국에 있는 아버지와 비슷해 더 마음이 쓰인다는 라이언. 때마다 한국 음식이며 옷을 챙겨주는 것은 물론이고 기사님의 아픈 어머니를 위한 약값이며 집 보증금까지 사려 깊게 챙긴다. 

아무 것도 아닌 시절의 자기를 사랑해준 필리핀이기에 과분하게 받은 사랑만큼 필리핀 사람들에게 보답하고 싶다는 그. 인간미 넘치는 라이언 방의 따뜻하고 소탈한 일상이 ‘사람이 좋다’에서 공개된다.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는 6일 밤 8시 5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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