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사퇴로 공석이 된 신임 원내대표에 4선의 원유철 의원을 합의 추대했다.
새누리당은 오늘(14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표결 없이 박수를 통해 만장일치로 경기 평택의 4선 원유철 의원을 원내대표로, 부산 남구의 3선 김정훈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선출했다.
이번 원내지도부 구성은 수도권과 부산·경남(PK) 조합이다. 이는 내년 총선의 격전지가 될 수도권과 PK 지역을 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4선의 원 의원은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되지만 계파색이 엷어 친박(친박근혜)계에서도 거부감이 적다. 28세에 경기도의원으로 정계에 입문, '최연소 도의원' 기록을 갖고 있다. 원 의원은 유승민 원내대표 체제에서 정책위의장을 맡았다.
원유철 신임 정책위의장은 취임사에서 당청관계의 조속한 정상화가 매우 시급하다며 그동안 미뤄왔던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를 하루빨리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당정청은 삼위일체 한 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정부의 성공 없이는 내년 총선과 정권 재창출을 장담할 수 없다"며 "당과 청은 긴장과 견제의 관계가 아니라 소통과 협력을 통해 국민에게 무한봉사해야 하는 관계"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원 원내대표는 여야 원내대표 회동 정례화도 제안했다. 그는 "야당은 소중한 국정 파트너"라며 "야당의 도움 없이 정부ㆍ여당이 국정과제를 제대로 추진할 수 없는 것이 냉정한 현실인 만큼 야당 원내대표와 수시로 만나 현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책위의장으로 선출된 김정훈 의원은 변호사 출신의 3선 의원으로, 국회 정무위원회와 지식경제위원회 등에서 활동하며 금융과 경제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친이(친이명박)계 출신의 비박 성향 의원으로 분류된다.
이날 원 원내대표는 야당과의 실무 협상을 이끌게 될 원내수석부대표에는 대구가 지역구로 친박계로 분류되는 재선의 조원진 의원을 임명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중 당직 인선을 매듭짓고, '김무성 2기 체제'를 본격 출범시킬 계획이다. 차기 원내지도부 구성과 당직 개편을 마무리함으로써 내년 4월 총선 대비 체제로 전환하는 셈이다.
김 대표는 내년 총선 공천 실무를 책임질 신임 사무총장에 친박계 3선의 황진하(경기 파주을) 의원을 내정했다. 공천 실무를 담당하는 제1사무부총장은 비박계 재선의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의원이 맡는다. 김 대표가 총선의 밑그림을 그릴 사무총장과 제1부총장에 수도권과 충청권 의원을 낙점한 것은 중원(中原)을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제2사무부총장에는 '친박 좌장' 서청원 최고위원 측근인 박종희 전 의원이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인사를 통해 새누리당 텃밭인 대구·경북(TK) 인사가 당 지도부에 한 명도 없는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당 안팎에서는 김 대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능력보다는 지역과 선수(選數)를 우선하는 인사를 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