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조정래가 표절 논란에 휩싸인 신경숙이 절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지난 14일 공개된 ‘인터파크 북DB’와의 인터뷰에서 “표절은 예술가가 목숨을 걸어놓고 해서는 안 되는 짓”이라며 “예술작품을 읽고 나면 ‘잘 썼네 나도 이렇게 쓰고 싶은데’, 여기까지 용납되는 것이고 그걸 그대로 옮겨서 내 것으로 하면 표절”이라고 지적했다.
조씨는 신씨를 ‘그 작가’라고 지칭하면서 그가 4가지를 잘못했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잘못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표절을 했다는 점, 두 번째는 발각이 됐으면 진정 잘못했다고 사과해야 하는데 사과하지 않아 독자들을 더 분노하게 하는 점이라고 짚었다.
조씨는 신씨를 "그 작가"라고 칭하면서 그가 4가지를 잘못했다고 꼽았다.
첫 번째 잘못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표절을 했다는 점, 두 번째는 발각이 됐으면 진정 잘못했다고 사과해야 하는데 사과하지 않아 독자들을 더 분노하게 하는 점이라고 짚었다.
그는 "세 번째는 (표절이) 한 번이 아니고 누리꾼들에 의해 밝혀진 게 대여섯 번일 정도로 상습범이 돼버렸다는 것"이라며 "네 번째는 왜 하필이면 그 나라의, 그 작가의, 그 작품이냐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씨가 모티프와 문장을 따왔다는 의혹을 받는 단편 '우국'을 쓴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가 군국주의를 옹호한 극우 작가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조씨는 "모든 예술가는 최선을 다하고, 그러고도 자기의 능력이 부치면 그만 물러가는 게 정도"라면서 "운동선수만 은퇴가 있는 게 아니라 예술가도 '아 도저히 능력이 안 되겠다' 그러면 깨끗이 돌아서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씨는 "표절은 자살행위이면서, 그의 작품이 새롭다고 믿고 그의 작품을 통해서 자기 인생의 여러 가지를 구하고 신뢰를 가지고 읽어준 독자들의 영혼을 죽이는 타살행위"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씨를 옹호하는 평론가의 발언도 알려져 문단에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윤지관 문학평론가는 지난 14일 다산연구소가 매주 발행하는 '다산포럼'에 '문학에서 표절이란 무엇인가 - 신경숙 사태를 보는 한 시각'이라는 글을 기고했다.
윤씨는 글에서 "이번 기회에 읽어본 '전설'과 '우국'은 생판 서로 다른 작품"이라며 "몇몇 문장에 그런(표절) 혐의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작품 전체의 내용, 사고, 감수성, 문체 등 문학의 중심 요소들이 확연히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국'은 남자가 주도하고 '전설'은 여자가 중심인 점, '우국'에서는 남자가 여자에게 군국주의 국가 이념을 교육하지만 '전설'의 여자는 사회 요구와는 무관하게 자기만의 세계에 사는 점, '우국'에서 남자가 할복자살하는 반면 '전설'에서는 여자가 떠난 님을 기다리며 늙어간다는 점이 명백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윤씨는 이어 영국 시인 T. S. 엘리엇이 "미숙한 시인은 흉내 내지만 성숙한 시인은 훔친다"고 말했다며 "작품과 작가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전설'에서 신씨는 자신이 엘리엇이 말하는 '좋은 시인'임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윤씨의 발언은 평론가들 사이에 논란이 되고 있다.
15일 문화연대와 인문학협동조합이 공동 주최한 '신경숙 표절 사태와 한국문학의 미래' 토론회에서 정문순 문학평론가는 "윤씨는 2000년에 문학 권력에 대한 논란이 벌어졌을 때도 문학권력이 어디 있느냐며 옹호했던 보수적인 비평가"라며 "'전설'은 '우국'을 조금 베낀 것이 아니고 그 작가의 작가정신까지 그대로 가져온, 몸체를 다 빌려온 작품"이라고 반박했다.
신씨와 문학 권력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유지해 온 오길영 문학평론가도 윤씨를 비판하고 나섰다.
오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씨의 글을 따르면 앞으로 문학계나 학계에서 표절은 말할 수 없게 되며, 다른 사람의 글을 아무 출처 표시도 없이 갖다 써도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오씨는 "윤씨의 말은 다른 사람의 글을 '변용'해서 예쁘게, 더 멋지게 만들면 다 용서가 된다는 뜻"이라며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논리와 똑같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