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지난해 이탈리아 해킹팀의 존재를 한겨레TV <김어준의 파파이스>를 통해 공개한 사실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김 총수는 지난해 7월 <김어준의 파파이스>에서 이탈리아 소프트웨어 업체인 ‘해킹팀’의 해킹툴을 자세히 소개했다. 그는 이 방송에서 미국의 아이티(IT) 전문 매체인 ‘와이어드’(▶바로 가기 : http://www.wired.com/2014/06/remote-control-system-phone-surveillance/)에 보도된 기사를 소개했다. 와이어드의 이 기사는 같은 해 6월24일 게재됐다. 와이어드의 보도에는 러시아의 보안 업체 카스퍼스키와 캐나다의 시민단체 시티즌 랩 연구원들이 정부기관이 사용하는 해킹툴을 역추적해 자료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 총수는 방송에서 기사 내용을 언급하면서 “해킹툴(RCS: Remote Control System)이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해킹팀(Hacking Team)’이라는 회사 제품”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킹툴의 기능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는 “해킹툴을 이용하면 휴대전화 안에 (저장된) 여러 가지 내용을 훔쳐올 수 있다”며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 주소록 등을 빼낼 수 있고 키로그(상대방의 컴퓨터에 깔아두고 상대방이 컴퓨터로 무엇을 하는지를 모두 파일로 기록해 버리는 프로그램) 탈취로 타자 내용 전체를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스마트폰 화면의 스크린샷을 캡처해서 받을 수 있고, 통화내용 녹음도 가능하다. 사용자가 원하지 않아도 원격 조정으로 휴대전화의 녹음기를 켜서 상대와 이야기하는 것을 녹음하는 도청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김 총수는 이어 “휴대전화를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이 어떤 대화를 하고 있고, 누구와 같이 있는지 사진 촬영도 가능하다”며 “GPS를 통한 위치추적과 휴대전화의 와이파이를 원격으로 켜서 휴대전화에 저장된 내용을 실시간으로 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김 총수는 한국에서 해킹툴을 사용하고 있는지 확실히 밝혀내지 못한 상태여서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최근 해킹으로 유출된 이탈리아의 해킹팀 내부 문서에서 한국의 국가정보원이 이 업체의 불법 해킹 프로그램을 구입한 내역이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방송 내용을 더 보면, 그는 “이 정도로 휴대전화를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은 뭐든 다 해킹할 수 있는 것”이라며 “기술적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월호 희생자와 통화를 시도한 이들의 휴대전화를 대상으로 한 ‘통화목록 삭제’가 단순히 해경이나 일부 업체 등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와 같은 내용은 지난해 7월4일 방송된 <김어준의 파파이스> 15회(▶영상 바로 가기 : http://www.hanitv.com/index.php?category=52596&document_srl=85575&page=5) 중 48분께부터 59분23초까지 방송분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다.
김 총수는 방송 말미에 “불법 해킹이 존재했다는 게 확인되면, 우리가 생각하는 누군가 개입했다는 게 밝혀지는 것이니까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