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심종완 기자] 한반도의 남쪽 끝자락이자 아름다운 다도해의 시작이기도 한 전라남도 해남군. 해남에 자리한 달마산(해발 489m)은 아담한 높이에 비해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변화무쌍한 산세로 일찌감치 한국의 100대 명산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산이다.
이번 주 ‘영상앨범 산’에서는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산행 모임인 CIK(Climbing Of Korea) 회원들과 함께 유구한 역사와 전설,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곳, 달마산으로 떠난다.
지난 2009년 CIK를 결성한 김성원 씨는, 외국인 친구들에게 한국의 새로운 모습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소개하고 싶어 모임을 만들게 되었다. 몇몇 친구들끼리 시작했던 작은 모임이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CIK는 현재 회원 1만 명 규모의 커다란 단체로 성장했고 지금까지 700회 이상의 산행을 비롯한 다양한 야외 활동을 진행해 오고 있다. 매주 다른 곳으로 산행을 하지만 해남과 달마산은 초행인 회원들. 이곳에서 만나는 풍경은 어떤 모습일지 첫걸음을 떼는 모두의 마음이 설렘으로 가득하다.
달마산은 절묘한 산세로 많은 산객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지만 만만치 않은 산세로 인해 오르기는 쉽지 않다. 거칠고 날카롭게 솟아있는 기암절벽들과 칼날 능선은, 그 압도적인 모습이나 높은 난도가 설악산의 공룡능선과 비견될 정도.
이런 달마산에 지난해 11월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새 길이 하나 열렸다. 이름하여 달마고도. 달마산 중턱, 평균 고도 200m~350m의 비교적 평탄한 길로 이뤄진 달마고도는 총 거리 17.74km, 총 4구간으로 나뉜다.
기존에 있던 옛길과 새로운 길을 연결해 완성한 이 길은 일체의 기계 장비 없이 곡괭이와 삽, 지게 등의 재래식 도구만 사용해 모두 사람의 손으로 만들었다. 환경의 훼손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방문객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보여주고 싶다는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 이룬 결과다.
달마고도의 시작점이자 종착지는 달마산자락에 자리한 고즈넉한 사찰 미황사. 한국의 자연은 물론 문화에도 관심이 많은 CIK 회원들은 천년 고찰 미황사에서 템플 스테이를 경험하며 잊지 못할 하룻밤을 보낸다.
미황사는 한국에서 가장 먼저 템플 스테이를 시작한 사찰 중 한 곳. 그전까지는 높게만 느껴지던 사찰의 문턱을 낮추고 대문을 활짝 연 결과, 한해 5천여 명의 국내외 여행자들이 찾아와 맑은 자연 속에서 고요하고 소중한 시간을 보내는 피안의 여행지로 자리를 잡았다.
이튿날. 달마고도를 걸으며 중턱에서만 머물렀던 달마산의 정상을 향해 간다. 미황사 부도전을 출발해 달마산 정상, 달마봉으로 가는 길. 전날 걸었던 길과는 딴판인 거칠고 험난한 바위 비탈이 쉴 새 없이 일행을 가로막고, 깎아지른 절벽에 설치된 로프에 의지해 오르내려야 하는 아슬아슬한 길도 지난다.
다가오는 봄을 시샘하듯 매서운 바람까지 불어대는 통에 산행이 쉽지는 않지만 잠시도 웃음이 떠나지 않는 CIK 회원들. 자연과 가까워질수록 한국에 대한 사랑도 깊어진다는 CIK와 함께한 땅끝, 달마산의 아름다운 길. 이번 주 ‘영상앨범 산’에서 만나본다. 18일 오전 7시 35분 KBS 2TV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