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김현태기자]정말이지 아찔하다 싶을 정도로 급격한 변화가 한반도를 둘러싸고 일어나고 있다. 바로 지금의 남북관계, 북·미관계가 그렇다. 불과 두어 달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났다. 북한의 핵전쟁 도발 가능성까지 점쳐지면서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 상황으로 치닫는 것 같았는데, 극적으로 북한이 평창 올림픽에 참가하고 남북대화가 급물살을 탔다. 올해 초만 해도 김정은 북한노동당 위원장이 미국을 향해 “핵 단추가 책상 위에 놓여 있다”고 엄포를 놓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나한테는 더 크고 강력한 핵 단추가 있다. 그리고 실제로 작동까지 한다.”라고 맞받아쳤다. 그들은 이러다가 전쟁이 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호전적인 말을 주고받았다. 물론 그것은 주고받는 말에 불과했지만, 우리 국민을 전쟁 공포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우발적인 충돌은 불가피할 것 같았다. 우발적인 충돌이 전쟁으로 이어진 예는 세계사를 돌아보면 얼마든지 있다. 그만큼 위험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두 사람이 북미회담을 통해서 핵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하니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급기야 다음달 우리는 분단 이후 최초로 북한 최고지도자가 남한 땅을 밟는 장면을 마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서로 질세라 독기 가득하게 살벌한 말을 주고받던 미국과 북한 최고지도자들이 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될 것이다. 두 사람의 만남이 문재인 대통령의 말대로 “훗날 한반도 평화를 일궈낸 역사적 이정표”가 될지 여부는 두 지도자가 만족스러운 합의를 도출하고 이후에 그것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준수하느냐 여부에 달려 있는 일이겠지만, 적어도 대화의 당사자들이 직접 만나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신뢰를 쌓는다면 우리 겨레의 염원인 평화도 가시권에 들어올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모든 것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 정상회담의 추진은 이전에도 있었다. 빌 클린턴 행정부도 북미 정상회담을 하려고 했지만 결국 마지막에 성사되지 못했다.
이런 변화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일어났다. 놀라울 따름이다. 이런 상황 변화를 이끌어낸 우리 정부의 노력이 빛난다.결국 협상을 한다는 것은 서로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만나서 조정한다는 것이다. 그러지 않다면 협상을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돌다리도 두드리며 건너듯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겠다. 주변국들의 이해관계도 복잡하다. 중국, 러시아, 일본의 지지를 끌어내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특히 북미 정상회담을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는 일본의 아베 정권은 회담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 외교력을 동원하여 그들의 동의와 이해를 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과거사와 관련된 문제로 불편한 관계에 있는 일본이지만, 좋든 싫든 그들은 우리의 이웃이고 우리의 일은 그들의 일이기도 하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남북왕래가 동결되고 민간 차원에서의 교류도 현저하게 줄었으며 통일기반 구축 연구과제에 대한 지원도 줄었다. 에너지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단체 구성원들도 한반도 정세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일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남북정상회담이나 정부가 주선하는 북미정상회담은 길게 보면 대학의 미래와도 직접 관련이 있는 문제이다. 우리 정부가 이런 일을 추진하는 동력은 지도자 개인이나 특정한 집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는 응원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가려고 할 때는 따끔하게 질책하는 국민들의 목소리에서 나온다. 바로 이것이 우리대학 구성원들이 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련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한반도가 전쟁의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나 평화 속에서 살게 된다고 상상해보라. 삶의 질 자체가 달라질 것이다. 자존감도 높아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대학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다. 우리에게 그런 행운이 올 수 있도록 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에 관심을 가질 일이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고 있다. 그간 얼어붙었던 한반도에도 평화의 봄이 오기를 기다린다.